‘할머니 닥종이 이야기’ 전시회… 수익금은 성금으로

창공우암 주최, 삼원약품 후원

한지(韓紙), 아니 ‘닥종이’를 뭉치고 다져 모양을 만들었다. 거기에 이쁜 색까지 더해 생명을 불어넣었다. 거친 듯 다정하고, 부드러운 듯 강인한, 마치 자신들 삶의 질곡과 닮은 듯한 ‘작품’들.

야위고 휘어진 그 몸, 어디에 이런 솜씨가 숨어있었을까? 신랑 각시 인형을 만들 땐 마치 자신이 직접 시집이라도 가는 양 볼에 살구꽃 꽃물이 들고, 꼬마들 인형 만들 땐 혹시라도 내 손주 다칠까 애지중지 손끝에 힘이 모인다.

[사진=사단법인 창공우암]
할머니들 스스로 감탄해가며 숱한 날을 가로지르며 만들었다. 할머니들은 “누가 와서 봐주지 않아도 좋다”고 했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냥 설레어서다.

영남권 의약품 유통·물류기업 ㈜삼원약품(대표 추성욱)이 후원하고 (사)창공우암이 주최하는 ‘할머니 닥종이 이야기’ 전시회가 20~24일 ‘봉생병원 지역사회관’(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열린다.

‘창공’ 정의화 봉생기념병원 의료원장(제19대 국회의장)은 “(할머니들) 서툰 솜씨지만 한 조각, 한 조각 붙여 아름다운 모습으로 전시된 닥종이 인형은 만든 사람의 모습이 보이는 듯해 미소를 짓게 한다”고 했다.

닥종이 인형은 여기서 판매도 한다. 전시회 수익은 삼원약품 기부금 펀드와 함께 장학금 혹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사용된다.

한편, (사)창공우암 이사장이기도 한 추 대표는 “한국 노인 자살률을 줄이는 데 조금이라도 이바지하려 2017년 7월 창공우암이 시작됐다”면서 “삶의 만족도와 자살률은 서로 관계가 깊고, 특히 70대 이상 자살률이 더 높게 나타나는 건 그런 점에서 유념할 부분”이라고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지역 노인들 ‘사랑방’ 역할도 해온 창공우암은 그동안 ‘닥종이 만들기’ 외에도 ‘민요 부르기’, ‘연극 하기’, ‘문화체험 야외나들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꾸려왔다.

부산공예명장 박봉덕, 국악인 심진예, 극단 에저또 대표 최재민, 극단 더블스테이지 대표 김동민 등이 그런 프로그램들을 돕고 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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