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장애, ‘이 시기’ 상처가 영향 (연구)

유럽정신과 학회 발표

분노를 조절하기 힘든 것은 어린 시절의 정신적 상처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린 시절 트라우마나 우울증을 겪은 사람은 어른이 되어 분노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파리에서 열린 유럽 정신과 학회 (European Congress of Psychiatry)에서 이런 논문이 발표됐다.

연구진은 2004년 시작된 네덜란드의 우울증 및 불안장애 관련 자료를 이용했다. 추가적으로 이뤄진 연구에서 환자가 어린 시절 부모를 잃거나 이혼을 하는 등 트라우마를 겪은 경험을 조사했다. 유년기 시절 성폭행을 제외한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는 경험을 한 환자는 분노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비사회적 성격을 지닐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불안장애나 우울증을 겪는 사람 중 유년기에 감정적 및 육체적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3배에서 2배까지 분노조절장애가 있을 확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을 확률은 트라우마의 강도가 심할수록 올라갔다. 연구진은 “트라우마가 분노를 일으킨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연결고리는 정확하다”고 지적했다.

유년기에 성추행을 당한 사람들은 분노를 억압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 및 예민함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른다.

분노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지면 이를 무시하기보다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미국 듀크 헬스 (Duke Health)의 스테파니 하그로브 박사는 강조했다.

누군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베끼는 등 부정한 일을 당했을 경우 느끼는 분노는 정상인 ‘건강한 분노’다. 하그로브 박사는 “분노는 슬플 때나 기쁠 때 느끼는 감정처럼 딱히 좋거나 나쁜 감정은 아니다”면서 “감정은 특정 상황에 우리가 반응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분노는 보통 이차적인 감정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해고 당한 사람은 일차적으로 슬픔을 느끼지만 분노로 이를 덮으려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분노가 느껴지면 감정의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그로브 박사는 말한다.

그는 트라우마로 인해 분노가 많다는 것을 깨달으면 전문가와 함께 트라우마에 대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라우마와 연결된 분노는 적합한 치료를 받으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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