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달린다고 무릎이 아플까?(연구)

마라톤 애호가들 관절염 많지 않아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
마라톤 등의 달리기 운동이 골관절염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라톤과 같은 달리기 운동이 고관절 또는 무릎 퇴행성관절염(골관절염) 발생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생겨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주로 무릎과 고관절에 많이 발생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정형외과 스포츠의학 연구팀은 시카고 지역에서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 3800여명(평균 나이 44세)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마라톤 횟수, 달리기 운동을 한 연수, 매주 평균 달리는 거리를 포함해 달리기 이력을 조사했다.

대상자들은 마라톤을 평균 9.5회 완주했고, 주당 27.9마일(약 45㎞)을 달렸으며 달리기 이력은 약 15년이었다. 이들 중 36.4%가 지난해에 무릎 또는 고관절 통증을 겪었고 7.3%는 고관절 및 무릎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달리기 이력은 그 자체로 고관절이나 무릎의 관절염 발병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관절염이 달리기 운동 때문에 발생한 게 아니라 일반적인 원인에 의해 생긴 것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매튜 제임스 하트웰 박사는 “얼마나 빨리 또는 멀리 달리기를 했는가가 무릎이나 고관절 관절염을 발생시키지 않는다”며 “마라톤 애호가들도 달리기를 하지 않는 사람들과 같은 원인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원인에는 고령, 고관절 또는 무릎 관절염의 가족력, 부상 또는 무릎 수술 여부 뿐만 아니라 비만도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퇴행성관절염은 특별한 기질적 원인 없이 나이, 성별, 유전적 요소, 비만, 특정 관절 부위 등의 요인에 따라 발생하는 일차성 또는 특발성 관절염과 관절 연골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외상, 질병 및 기형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이차 성 또는 속발성 관절염으로 분류된다.

이번 연구의 대상자 중 24.2%는 의사가 달리기를 중단하거나 덜 뛰라고 말했지만 대부분이 마라톤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트웰 박사는 “이런 상황에서 의사는 달리기를 중단하라는 조언을 재고해야 한다”며 “관절 건강을 위해 누군가에게 달리기를 중단하라고 말하는 것은 답이 아니며 약간의 통증이 있다고 달리기를 멈출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 고관절이나 무릎에 지속적인 통증이 있는 경우 의사와 상담하고 관절염의 징후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X레이 등의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이자 미국정형외과학회(AAOS) 대변인인 매튜 마타바 박사는 “달리기를 오래 하면 무릎과 고관절에 골관절염을 유발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잘못 알려진 상식”이라며 “이전에 관절 부상이나 수술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달리기가 관절염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단 이미 어느 정도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달리기가 기존의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먼 거리를 너무 빨리 휴식도 없이 달리는 등 지나친 운동이 관절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분 이상 얼음찜질을 하거나 처방전이 필요 없는 항염증제를 단기간 사용하는 치료 방법이 있다”며 “하지만 이런 치료로 관절의 통증과 붓기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정형외과 전문의를 만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Does Running Increase the Risk for Hip and Knee Arthritis? A Survey of 3,804 Chicago Marathon Runners)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국정형외과학회 총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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