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먹고 배가 아프다면?…쓸개염인가

메스꺼움 구토 증상 가장 흔해...발열 황달 복부팽만감 등도 나타나

쓸개염은 결석(담석, 쓸개즙 덩어리가 돌처럼 단단해진 것)이 소장으로 가는 길을 막기 때문에 주로 생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쓸개(담낭)는 오른쪽 배 간 근처에 있는 작은 기관이다. 쓸개염(담낭염)은 이 기관에 염증이 생겨 붓고 통증 또는 자극이 생기는 병이다.

쓸개는 쓸개즙(담즙)이라는 소화액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지방을 분해하기 위해 쓸개즙을 소장으로 내보낸다. 소장으로 가는 길이 막히면 쓸개즙이 갇히고 쌓여 쓸개를 자극한다. 메스꺼움과 구토가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음식을 많이 먹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엔 이런 증상이 특히 많이 나타난다.

쓸개염에 걸리면 오른쪽 배 위에 날카롭고 급격한 통증이 잦다. 등이나 오른쪽 어깨뼈(견갑골) 밑에 통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심호흡을 하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이 밖에도 열이 나고 배가 더부룩하고 피부와 눈이 노란 황달이 나타나고 메스꺼움, 구토, 밝은 빛의 묽은 대변 등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고지방 식사 후엔 통증 등 증상이 더 악화된다. 제대로 앉아있기 힘들 수도 있다.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증상을 제멋대로 판단해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극심한 통증은 물론 조직 괴사 등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

최근 10년새 쓸개염 환자 2배 급증…여성은 50세 이상, 남성은 60세 이상 요주의

쓸개염은 쓸개즙이 역류해 생긴다. 이는 결석(담석, 쓸개즙 덩어리가 돌처럼 단단해진 것)이 소장으로 가는 길을 막기 때문에 주로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1년 국내 결석증(담석증) 환자는 약 24만이었다. 이는 2010년(약 11만명)의 2배가 넘는다. 미국인의 약 10~20%도 결석으로 고생한다. 몸 안에 결석이 있는 사람의 약 50%가 쓸개염에 걸린다.

이게 원인의 전부는 아니다. 50세 이상 여성, 60세 이상 남성, 과체중, 코콜레스테롤혈증, 임신 여성, 당뇨병·말기신장병·심장병·크론병·겸상적혈구병 환자가 급성·만성 담낭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 특히 빠른 속도로 체중을 줄였거나 지방·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은 음식을 습관적으로 먹는 사람도 쓸개염 위험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을 땐 의사에게 Δ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Δ어떤 경우에 통증이 심해지고 약해지는지 Δ 증상은 언제부터 나타났는지 Δ 종전에도 이런 증상을 느껴본 적이 있는지 등을 이야기해야 한다. 병원에선 혈액검사를 비롯해 복부 X-레이 검사(장기, 뼈, 조직 대상) 또는 CT 스캔, 초음파 검사(쓸개, 간, 혈류 확인)를 할 수 있다. 쓸개의 압박과 쓸개즙의 막힘을 확인하는 핵의학검사인 쓸개관섬광조영술(HIDA 스캔)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

“쓸개 없는 놈” 비속어…쓸개 없어도 별 이상 없이 살 수 있어

급성 쓸개염에 걸리면 병원에 입원하는 게 좋다. 쓸개가 쉴 수 있게 위를 비워야 한다. 정맥에 삽입된 튜브를 통해 체액을 공급받는다. 진통제 주사를 맞거나 항생제를 투여받을 수 있다. 치료가 시작되면 컨디션이 좋아진다. 결석이 문제를 일으켰다면 약물로 이를 녹인다. 결석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약을 처방받을 수도 있다. 지방 성분이 많은 음식을 피하면 결석증이 재발되는 것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쓸개를 제거한다. 우리말에 줏대가 없는 사람을 가리켜 “쓸개 없는 놈’이라는 비속어를 쓰기도 하지만 쓸개가 없어도 별 지장이 없다. 건강하게 삶을 꾸릴 수 있다. 수술(쓸개절제술)에는 약 한 시간이 걸린다. 집도의는 환자에게 전신 마취를 한 뒤 배꼽을 일부 잘라 특수기구로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수술을 한다.

콜레스테롤 섭취 줄이고 운동과 식단에 각별히 주의해야

쓸개염 예방에는 콜레스테롤 섭취 줄이기,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과일, 채소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달걀, 콩, 땅콩이 좋다. 결석이 생기기 쉬운 상태인 비만에서 벗어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여러 가지 체중감량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라면 갑작스러운 체중 감량으로 결석이 생기지 않도록 약물을 복용할 수도 있다.

쓸개염에 걸렸다면 합병증에 주의해야 한다. 치료를 제때 받지 않으면 쓸개가 감염돼 일부 조직이 죽을 수 있다. 감염은 췌장(췌장염)과 배의 내벽(복막염) 등으로 퍼질 수 있다. 쓸개즙을 운반하는 관이 너무 많이 손상되면 쓸개염 때문에 간도 나빠질 수 있다. 고통스러운 증상이 되풀이되면 쓸개가 줄어들고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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