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균이 뭐지?…유산균 보다 생존력 강하고 효과 빨라

[사잔 =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는 19종의 프로바이오틱스가 허가되어 있다. 19종은 모두 장 안에서 주로 젖산(=유산)을 생성하는 ‘유산균’이다. 기능성에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으로 표시되어 있다.

넓은 범위에서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을 포함해 장내 유익균 증식에 도움을 주는 생균을 말한다. 유해균 배출을 도와 유익균 증식을 돕는 효모균이나 낙산을 생성해 유익균이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낙산균도 국내외에서 프로바이오틱스로 활용된다.

◇ 일본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낙산균

낙산균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사용된 대표적 프로바이오틱스다. 낙산균은 탄수화물을 발효시켜 병원성 세균을 죽이는 낙산을 다량 생성하는 균이다. 사람의 장을 비롯해 토양, 물, 곡류, 우유 등에 있다.

국내에서 ‘미야리산’ 또는 ‘미야이리균‘으로 알려진 게 바로 ‘낙산균’이다. 미야이리균은 1933년 일본 치바의대 미야이리 박사에 의해 발견된 유익균이다. 이 박사의 이름을 따라 ‘클로스트리디움 부티리쿰 미야이리 II 588 (Clostridium butyricum Miyairi II 588)’로 명명됐다.

클로스트리디움 부티리쿰은 낙산을 생성하는 대표적 균종이다. 이 균은 일본에서 의사들의 처방의약품 정장제로 활용될 만큼 오랫동안 효능 효과를 인정받았다. 낙산균은 생균 보호를 위해 별도의 코팅이 필요한 유산균과 달리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는 자연캡슐 ‘아포(spore)’를 만들어내 위산, 담즙산, 소화효소 및 항생제에도 장까지 살아남는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혐기성 균의 특성상 산소가 거의 없는 장관 아래쪽에서 유익균 증식을 돕고 유해균 활동을 억제해 ‘대장 특화 프로바이오틱스’란 별칭도 있다.

◇ 대장 세포의 에너지원 ’낙산‘을 주로 생성하는 낙산균

유산균은 장 내에서 사람이 소화시키지 못한 식이섬유 등을 발효시켜 유산(=젖산)을 생성한다. 유산이 증가하면 장내 환경이 유익균이 살기 좋은 산성 환경으로 변하며 자연스레 유해균의 활동이 억제된다. 장 내에는 여러 가지 유익균이 존재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낙산균‘ 이다. 낙산균은 장에서 발효 결과물(=포스트바이오틱스)로서 아세트산, 프로피온산, 낙산 등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 SCFA)을 생성한다.

단쇄지방산은 유산처럼 장관 내 pH를 낮춰 산성 환경을 유지하며 유해균의 정착을 막고 유익균 증가에 도움을 준다. 개별적 기능을 보면 아세트산과 프로피온산은 혈액을 통해 체내로 흡수되어 생리적 기능 조절에 관여하고, 낙산은 대부분 빠르게 장 세포에 흡수되어 대장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우리 몸의 세포는 에너지원으로 주로 포도당을 쓰지만, 대장 상피세포는 낙산을 핵심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낙산이 잘 생성되면 대장 세포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며, 장 세포의 점액 분비를 증가시키고 장벽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장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한국에도 낙산균이 있다

낙산균은 일본에서 탄생했지만 한국도 낙산균을 개발했다. K-낙산균(미야이리)은 충남대 연구진이 유아분변에서 분리·개발한 자연균주로서 일반 유산균과는 달리 위산, 담즙산, 고온, 혐기, 항생제 등 열악한 환경에도 생존성이 매우 강한 특징이 있다.

낙산균은 세 가지 단쇄지방산을 모두 생산한다. 특허 정보에 따르면 K-낙산균은 60% 내외의 낙산과 30% 내외의 아세트산을 생성한다. 이 균들은 일반 프로바이오틱스로 활용되기도 하며, 외부에서 배양해 생성된 낙산을 활용하기도 한다. 낙산 또는 낙산균이 주목받는 이유는 대장 건강 개선에 가장 밀접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대장 세포의 에너지원인 낙산을 제공함으로써 대장의 염증을 억제하고 장벽기능을 강화해 면역기능 개선에 기여한다. 또 낙산균이 생성하는 아세트산은 변의 수분 함유량을 늘리고 낙산은 장의 연동운동을 자극함으로써 배변 활동을 돕는다.

일반 유산균으로 장 건강 개선에 아쉬움을 느꼈다면 낙산균으로 바꿔서 복용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양학자들은 페니실린계 항생제를 복용하는 환자, 암환자 등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낙산균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다른 프로바이오틱스에 비해 생존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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