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알약’ 치매약 3상 돌입

美 임상3상 진입 아리바이오, 국내 삼진제약 독점 판매 FDA 허가 주사제 '레카네맙'과 기전 차이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임상 3상에 돌입한 국내 바이오업체 아리바이오가 삼진제약과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임상의 3상 시험도 공동으로 진행해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아리바이오와 알츠하이머 신약 ‘AR1001’의 국내 임상 3상 공동진행과 독점 생산 및 판매권 협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는 공동으로 신약의 국내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과 판매를 위한 마케팅, 임상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게 된다.

삼진제약 측은 “아리바이오가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에 한정해 생산 기술과 노하우 등을 회사에 전수할 계획”이라며 “계약 조건에 따라 신약의 생산 판매를 실시하는데 동의하며, 국내 독점판매권을 획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중 본계약을 체결 예정이며, 계약금과 마일스톤 금액은 1000억원 규모다.

아리바이오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은 경구용(먹는)으로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고 총 1600명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3상은 2개 시험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시험은 800명을 대상으로 후보물질 투여군과 위약군을 반씩 나눠 52주(약 1년) 간 투여할 예정이다. 유효성, 안전성 등을 평가하게 된다. 임상 3상에 걸리는 기간은 통상적으로 3년 정도다. 상용화 확률이 높아진 만큼 대규모 임상을 진행하다보니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 국내에서는 3상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아리바이오의 후보물질 AR1001은 신경세포 생존과 시냅스 손상에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해 인지 기능과 기억력을 개선하는 약물이다.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으로 꼽히는 뇌 속의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단백질 제거 기전과는 차이가 있다. 기존 개발 치료제들은 대부분 아밀로이드 베타 원인에 초점을 두고 신약을 개발해왔다.

올해 초 FDA 허가를 받은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레카네맙)이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실패했지만 앞서 FDA 허가를 받은 ‘아두헬름'(아두카누맙)도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치료제였다.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 역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찌꺼기)를 제거하는 역할이다. 지난달 도나네맙에 대한 FDA 가속승인은 거절돼, 보완요구서가 전달된 상황이다.

아리바이오 신약은 경구제라는 특징이 있다. 기존 알츠하이머 신약이 항체 치료제인 것과 차별점이 있다. 항체 치료제는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를 치료제로 이용하는 바이오 의약품이다. 약물을 아밀로이드 베타에 결합하는 항체로 개발하는 식이다. 레카네맙의 경우 정맥 주사제로, 한 달에 2번 주사를 맞아야 해서 환자 편의성 문제가 있다.

알츠하이머 신약은 아직까지 상용화에 성공한 약물이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구 고령화로 알츠하이머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치료제 수요가 높다. 시장 규모도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규모는 2020년 기준 63억4000만 달러(약 8조원)로 추정되며, 매년 6.5%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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