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뜻한 온돌 바닥, 미국 열차에 설치될 뻔?

최초 서양식 병원 원장 '호러스 알렌' 일대기 자료집 발간

알렌의 편지에 첨부된 그림. 폐열을 활용해 객차를 난방하는 원리를 담았다. 굴뚝을 빠져나가는 열이 붉게 표시한 곳으로 통과해 객실을 데우는 원리다. [그림=세브란스병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광혜원‧제중원(세브란스병원 전신)의 초대 원장인 호러스 알렌의 일대기를 다룬 자료집이 발간됐다. ≪호러스 N. 알렌 자료집 Ⅳ. 1887~1889≫는 알렌에 관한 네 번째 자료집이다.

이번 자료집은 1884년부터 1905년까지 21년간 우리나라에서 의료 선교사 및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알렌의 여러 활동 중 발명에 관심이 많았던 일화 등이 담겨 있다.

알렌은 조선의 난방 시스템인 온돌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해 미국 열차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다. 알렌은 1887년 9월 10일 뉴욕의 특허회사 ‘메저즈 문 앤드 컴퍼니(Munn & Co)’에 온돌 난방 시스템을 갖춘 객차 특허를 제안하는 편지를 보냈다.

알렌은 편지에서 온돌에 대한 경험담을 설명했다. 요리를 할 때 사용하는 불의 열이 방바닥을 통과하며 바닥을 데우는데, 이 원리를 객차에 적용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온돌의 원리를 이용하면 기차의 굴뚝으로 빠져나가는 폐열(waste heat)을 객실 난방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렌은 이를 통해 열효율이 70% 좋아지고 객실의 따뜻함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편지에는 난방 객차 도면과 작동 원리를 설명한 그림을 첨부했다. 이는 알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용화하기 위해 깊이 고민하고 연구한 흔적이다.

고종의 주치의였던 알렌은 고종의 요청으로 미국에 파견된 한국 공사관의 정착을 돕고, 미국으로부터 거액의 차관 교섭을 하기도 했다. 해당 이야기도 이번 자료집에서 실제 편지 사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편역을 맡은 박형우 객원교수(연세대 해부학교실)는 “알렌은 조선 의학 발전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기차와 관련된 여러 발명을 고안했다”며 “이번 자료집을 통해서는 구한말 의료선교사이자 발명에 관심이 많았던 알렌이 조선에서 보낸 삶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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