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자궁 아기 공장’이 대한민국 저출산 해결?

전문가 "탯줄의 비밀 아직 남았다"

엑토라이프 인공자궁 개념을 설명하는 영상 [사진=하셈 알가일리 유튜브 채널 캡처] 

인공자궁이 대한민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13일(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신문 등 외신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널리 퍼지고 있는 ‘3만명의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인공자궁’을 소개한 유튜브 영상에 대해 보도했다.

해당 영상은 예멘의 과학 전문 인플루언서 하셈 알가일리 프로듀서가 영상으로 제작해 공개한 ‘세계 첫 인공자궁 구상’인 ‘엑토라이프'(Ectolife)에 대한 내용이다.

영상 속 해설은 “아직 ‘개념’에 불과하지만 엑토라이프가 암이나 기타 합병증으로 자궁을 제거한 부모들에게 해법이 될 수 있다”면서 “조산이나 제왕절개도 과거의 일이 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엑토라이프는 일본, 불가리아, 한국을 포함해 심각한 인구 감소를 겪고 있는 나라들을 돕기 위해 고안됐다”고 했다.

해당 영상에선 75개 첨단 설비를 갖춘 랩실이 있고, 각 랩실에는 400개의 타원 형태의 인공자궁들이 나란히 줄지어 놓여 있다. 각 인공자궁은 실제 임신부의 자궁 환경을 똑같이 연출했으며, 연간 3만명의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설비라고 영상 속 해설은 설명했다.

알가일리는 “이같은 시설은 전 세계 연구자들이 50년 이상 수행한 획기적인 과학 연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서 “10년 안에 이러한 시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은 인공자궁은 각종 감염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아기의 몸에는 센서가 붙어있어 부모는 스마트폰을 통해 심장 박동, 체온, 혈압, 산소포화도 등 몸 상태를 체크할 수 있으며, 유전적 이상 여부도 살필 수 있다. 360도 카메라로 촬영된 아기 모습을 영상으로 볼 수도 있다. 출산의 과정은 더욱 간단한데, 버튼만 누르면 아기를 인공자궁에서 꺼낼 수 있다.

알가일리는 인간 배아에 대한 연구를 14일 이상 허용하지 않는 윤리적 제약이 완화할 경우 10~15년 사이 인공자궁 기술은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가일리의 구상에는 ‘엘리트 패키지’도 등장하는 데 인공 자궁에 이식하기 전에 배아를 유전 공학적으로 ‘조작’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모는 아기의 지능 수준, 키, 머리카락, 눈 색깔, 체력 및 피부색을 선택할 수 있다. 공상 과학 영화의 상상이 현실화하는 것이다.

해당 영상은 댓글에서 수많은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기술적 실현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했다.

영국 킹스칼리지의 앤드류 섀넌 산부인과 교수는 “이같은 시도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면서 “에너지원과 산소를 제공하는 것에만 한정할 경우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인큐베이터에서 조산아들이 정상적으로 성장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다만 아기의 장기가 형성되는 초기 발달 단계부터 아기 성장을 (정상적으로) 가능할 수 있을 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섀넌 수는 허프포스트 UK에 “모체에서 (탯줄을 통해) 태아로 전이되는 항체에 관해서는 아직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생화학적, 면역학적 요소들이 있다”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위험 임신 분야의 세계적 명의인 박문일 동탄제일병원장 역시 윤리적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할 지에 의문을 표시했다.

박 원장은 “시험관에서 수정이 이뤄진 뒤 수정란을 자궁에 착상시켜야 하는데, 자궁 내막을 인공적으로 구현하는 것부터 가능할지 미지수다”라면서 “엄마가 줄 수 있는 영양과 혈색소, 인공 양수 등을 얼마나 엄마의 자궁에 가깝게 만드느냐가 관건인데 그것이 조금이라도 틀리게 구현될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만약 기술적 문제를 해결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시험관부터 시작해 인공자궁까지 선택한다면 그에 따른 위험부담도 크고, 비용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며 “저출산 문제의 대안으로 논의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엑토라이프를 통한 출산은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된다. [사진=유튜브 캡처]

 

 

    전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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