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공해, 당뇨병 위험 28% 높인다 (연구)

조명 바닥에 설치하는 등 조치 필요

지나치게 밝은 불빛은 도시의 사는 사람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시의 밤은 충분히 어둡지 않다. 집에 모든 불을 다 끈다고 할 지라도 밖에서 들어오는 빛 때문에 잠을 설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밤에 인공적 불빛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은 건강에도 해롭다. CNN헬스는 14일(현지시간) “10만 여명의 중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밤에 인공적 불빛에 노출된 방에서 자는 것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최근 학술지 ‘당뇨병학(Diabetologia)’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밤에 빛 공해가 심한 중국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가장 빛 공해가 덜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보다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약 28% 높았다.

연구진은 18세 이상 중국 성인의 당뇨병 900만 건 이상이 야간의 빛 공해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이동함에 따라 그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 빛 공해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매우 넓어 도시뿐만 아니라,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교외와 숲, 공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인버그의대 수면의학 책임자 필리스 지(Phyllis Zee)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야간의 빛이 대사 기능과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부정적인 잠재적 영향에 대한 기존 연구의 내용을 재확인시켜준다”고 지적했다. 수면 전문가인 지 박사는 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앞선 연구는 야간에 인공 조명에 노출되는 것이 체중 증가와 비만, 대사 기능 장애, 인슐린 분비 및 당뇨병 발병, 심혈관 위험인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올해 초 지 박사 연구팀은 불빛이 건강한 20대 성인의 수면의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소리가 꺼진 TV 등 희미한 불빛에 하룻밤 노출된다고 해도 젊은 이들의 혈당과 심박수가 높아졌다.

야간 심박수 상승은 향후 심장질환과 조기 사망의 위험 요인이 된다. 혈당 수치가 높아지면 결국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서 제2형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이 높아진다.

이번 연구는 2010년 중국 비감염성 질병 감시 연구 데이터 기반으로 진행된 것이다. 분석 결과
야간에 빛 공해에 대한 만성적인 노출은 혈당 수치를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의 위험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뇨병과 야간 빛 공해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주장도 있다. 왜냐하면 도시에 사는 것 자체가 당뇨병 발병의 알려진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시화된 지역에 사는 것이 고지방과 편리한 음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교통 연계를 통해 신체 활동 수준을 낮추며, 사회 활동을 줄임으로써 비만의 위험을 높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을 차단하고 수면에 드는 것은 여러모로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인공 빛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침대를 창문에서 멀리 배치하고 차광막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블루라이트를 내는 전자기기에서 불빛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지 박사는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파란색 빛이 가장 자극적인 종류의 빛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상의 이유로 불을 켜야 한다면 불그스름하거나 갈색이 도는 조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야간 조명이 필요하다면, 침대 높이에서 눈 옆에 있는 보다 바닥에 조명을 놓는 게 더 좋다. TV를 켠 채로 자는 것은 특히 피해야 한다. TV가 켜져 있는 동안 잠드는 경향이 있다면 타이머를 켜두는 게 좋다. 지 박사는 잠자기 최소 2~3시간 전에 주변 조명을 어둡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윤은숙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