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간의 우울증 치료, 뇌 ‘이렇게’ 바꿨다 (연구)

약물치료, 심리요법, 전기경련요법 받고 뇌의 연결성 높아져

우울증 치료법이 뇌의 인프라를 변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인간의 뇌가 생각보다 훨씬 더 유연하며 우울증 치료를 받게 되면 빠르게 변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심각한 우울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뇌 네트워크 연결이 6주만에 극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유럽신경정신약리확회(ECNP) 연례 학술대회에서 소개된 독일 뮌스터대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 109명과 우울증이 없는 지원자 55명으로 이뤄진 대조군의 뇌 연결성(사고, 감정, 행동을 함께 유발하기 위해 다양한 뇌 영역의 협업)을 비교했다. 치료 전후에 연결성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뇌 스캔을 활용했다.

해당 우울증 환자들은 전기경련요법(ECT)과 심리요법, 약물요법 또는 이들 모든 요법의 조합으로 치료를 받았다. 6주 뒤에 뇌 부위가 얼마나 연결됐는지 네트워킹 숫자를 세가면서 뇌를 다시 스캔했다.

연구 착수 당시 뮌스터대 연구원이었지만 현재 프랑크푸르트대로 이적한 조나단 레플 교수(정신의학)는 “우울증 치료법이 뇌의 인프라를 변화시켰는데 과거 예상했던 것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치료에 가장 많은 반응을 보인 환자는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보다 훨씬 더 많은 연결고리를 보여줬다.

그는 “건강한 대조군에선 6주 뒤 큰 변화가 없었다”면서 “이러한 변화가 6주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그 빠른 반응속도에 놀랐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그리고 왜 저마다 다른 치료에서 그런 변화가 발생하는지를 설명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뇌가 예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다는 믿음에 부합한다.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뇌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항우울제, 심리요법, ECT 등 각종 우울증 치료법이 공통으로 작용한 결과다. 어떤 치료법이 어떤 반응을 일으켰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의료회의에서 제시된 연구 결과는 동료 검토 저널에 발표될 때까지 예비로 간주된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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