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심리, 왜?

뇌 기능 간 싸움...미루는 습관 없애는 법

미루는 행동을 할 때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쩌다 한 번이든, 습관적이든 누구나 해야 할 일을 미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다지 즐거울 것 같지 않은 일을 미뤄두는 건 자연스럽지만 마감이 닥쳐오면 불안과 스트레스가 쌓인다.

우리는 왜 할 일을 미룰까. 미루는 행동을 할 때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심리, 영국 의료정보 및 뉴스 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 News Today)’에서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했다.

미루는 행동을 할 때 뇌에서는?

미국 프로비던스 세인스존스 아동 및 가족 발달센터에서 불안과 우울증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샤론 그린 전문임상사회복지사(LCSW)에 따르면, 미루는 버릇은 뇌의 변연계와 전전두피질 사이의 싸움에서 비롯된다.

대뇌변연계는 반사적이며 즐거움을 추구하고 괴로움을 주는 일은 피한다. 반면 전전두피질은 계획, 의사결정, 장기적 목표에 도움을 주는 영역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뇌의 영역들이 싸우는 구조로 인해 우리는 종종 미루는 행동을 하게 된다.

미국 다트머스대 심리과학 및 뇌과학부, 가이젤 의과대학 교수인 빌 후덴코 박사는 할 일을 자주 미루는 사람들은 감정을 담당하는 영역인 편도체가 더 크며, 정보를 받아들이고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영역인 배측전방대상피질(dorsal anterior cingulate cortex)과의 기능적 연결이 약하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즉, 미루는 행동은 뇌의 어느 한 곳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

2022년 9월 파리 뇌연구소(Paris Brain Institute)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서는 전측대상회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이 미루려는 결정을 내리는 곳임을 암시하는 증거를 발견했다.

미루기가 득이 되는 경우는?

우리는 미루는 행동을 부정적인 습관으로 여긴다. 미루기에 긍정적인 면도 있을까?

후덴코 박사는 미루기가 유익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영향이 적거나 가치가 낮은 과제를 미루는 건 시간 관리와 과제에 우선 순위를 부여하는 데 판단력이 좋음을 보여준다. 또 삶에서 즐거움을 주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로 인해 나중에 더 많은 에너지와 새로운 통찰을 가지고 과제에 집중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압박이 있을 때 일을 더 잘하고, 엄격한 마감기한이 정해져 있을 때 최상의 성과를 내기도 한다.

미루는 습관, 없앨 수 있을까
조금씩 노력해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는 스트레스, 피로, 제 시간에 일을 끝내지 못할 가능성, 수준 이하의 제품을 제출할 가능성 등 과제를 막판에 할 때 어떤 느낌일지 시각적으로 상상한다. 이렇게 부정적인 상황을 시각화하는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과제를 시작하도록 하는 동기를 줄 수 있다. 각 단계를 완료한 후 자신에게 보상을 주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마감시간을 정해 놓는 방법도 있다. 뉴질랜드 오타고대 경제학과 스티븐 놀스 교수팀이 수행한 2021년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한 달이라는 마감시간이 주어졌을 때보다 마감기한이 일주일이거나 아예 마감일이 없을 때 과제를 완수할 가능성이 높았다. 미루는 습관이 있는 사람의 경우 마감기한을 짧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일을 미룬다면, ‘청킹(chunking)’이라는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한 번에 할 수 있는 만큼으로 할 일을 나누고 하나씩 해나가는 방법이다. 예로 집안 전체를 한꺼번에 청소하기보다 오늘은 싱크대만, 내일은 바닥만 청소하는 것이다. 해보니 막상 생각한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 전체 작업을 완료하기가 더 쉬워진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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