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에 나타나는 건강 적신호

냄새나도 변기 '속' 유심히 들여다봐야

대변 상태로 건강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는 매일 먹고 매일 화장실에 간다. 이런 일상 속에서 우리는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다. 미국 뉴저지주 펜메디신프린스턴보건의 위장병 전문의이자 ‘당신의 똥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과 ‘나의 오줌이 나에게 말하는 것’이라는 책의 공동 저자인 아니쉬 세스(Anish Sheth) 박사는 “똥이 감염, 소화기 문제, 그리고 심지어 암의 초기 징후를 드러낼 수 있다”고 말한다.

자기의 똥에 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얼마나 자주 볼일을 보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모양은 어떤지, 냄새는 어떤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에브리데이헬스’가 최근 소개한 11가지 기준에 맞춰 변기에 떨어뜨린 ‘그것’의 상태를 진단해 보자.

1. 똥의 75%는 물!
대변의 약 75%는 물이다. 나머지는 섬유소, 박테리아, 세포, 그리고 냄새나는 점액이다. 콩이나 견과류에 있는 가용성 섬유소는 소화 중에 분해되고 젤과 같은 물질을 형성해 똥의 일부가 된다. 반면, 옥수수와 귀리, 당근같이 불용성 섬유소가 많은 음식은 소화가 잘되지 않아 비교적 원래 모양대로 똥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2. 색깔이 중요!
무엇을 먹었는지와 기타 다른 요인에 따라 똥의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잎채소를 많이 먹으면 녹색 변을 볼 수 있고, 특정 약물을 먹으면 하얗거나 점토색 변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붉거나 검은 변을 보았다면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세스 박사는 비트를 먹지 않았는데도 붉은 변을 보았다면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직장 출혈이 있을 수 있으니 붉은 대변을 무시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검은 변은 철분 보조제나 감초를 먹어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지만 상부 위장관에 출혈이나 종양이 있다는 증후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 모양도 중요!
인간의 배설물을 모양과 일관성에 따라 7가지로 식별하는 진단 차트가 있다. ‘브리스틀 대변 척도’는 7가지 유형으로 대변을 구분한다.

유형 1: 내보내기 어려운 자갈 같은 단단한 덩어리 모양
유형 2: 소시지처럼 단단하고 울퉁불퉁한 모양
유형 3: 표면에 균열이 있는 소시지 모양
유형 4: 더 얇고 뱀처럼 매끄럽고 부드러운 모양
유형 5: 가장자리가 선명하게 잘린 부드러운 모양
유형 6: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하고 물렁한 모양의 묽은 변
유형 7: 고체가 없는 완전한 액체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3~4유형은 정상이다. 이런 모양은 건강한 식생활과 생활방식을 보여 준다. 1~2유형은 변비를, 6~7유형은 설사, 감염, 식중독, 위장병의 징후일 수 있으므로 계속 이 유형이 나타나면 병원에 가 봐야 한다. 5유형은 식이섬유가 부족할 때 나타난다.

4. 냄새가 너무 지독하다면 감염 되었을수도!
똥 냄새는 절대 향기롭지 않다. 세스 박사는 특히 자극적인 냄새는 감염의 결과일 수 있다고 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악취가 나는 똥은 지아르디아 기생충으로 인한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이 기생충은 강이나 호수 등 소독되지 않은 물에서 수영할 때 몸으로 들어올 수 있다.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 따르면 악취는 또한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셀리악병과 같은 더 심각한 소화 상태를 보여 주는 것일 수 있다.

5. 매일 같은 시간에 간다면 안심!
매일 아침 정확히 같은 시간에 화장실에 간다면 건강하다는 표시다. 빈도는 상관없다. ‘메이오 클리닉’에 따르면, 하루에 세 번 배변하는 것부터 일주일에 세 번 하는 것까지 다 정상 범위에 든다. 식단을 바꾸면 대변량이 줄어든다. 주말이나 휴가 때 덜 규칙적으로 화장실을 가게 될 수도 있다. 식이섬유를 덜먹거나 운동을 못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배출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으로, 위장 장애와 갑상선 기능 저하, 대장암을 꼽았다.문화적 차이도 한몫한다. 세스 박사는 남아시아인들이 영국인들의 거의 세 배나 되는 대변을 배출하는데, 대표적으로 인도인만 봐도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식사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 대장 빨리 통과하면 설사, 늦게 통과하면 변비!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는 24~72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음식은 식도를 따라 위까지 이동한 다음 소장과 대장으로 이동하고 항문을 통해 밖으로 나간다. 설사는 대변이 대장을 너무 빨리 통과한 결과고, 변비는 너무 늦게 통과한 결과다.

대장은 음식물의 수분이 흡수되는 곳이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신장병연구소에 따르면 변이 흐물거리는 것은 위 바이러스, 유당불내증 같은 음식 알레르기나 음식 매개 질병 등 여러 요인 혹은 다른 소화기 문제 때문일 수 있다. 존스홉킨스 의대는 변비는 가장 흔한 위장병 중 하나라고 말한다. 식이섬유나 수분이 부족한 음식을 먹거나 운동이 부족한 경우, 특정한 약을 먹는 경우 모두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7. 변기에 가라앉아야 정상!
떠다니는 변은 대변이 고지방 함량이라는 걸 보여 주는 것일 수 있다. 시나이 마운트 병원은 섭취한 음식에서 충분한 지방과 다른 영양소를 흡수하지 못하는 ‘흡수 불량’의 징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것은 또한 소아지방변증이나 만성 췌장염의 징후일 수 있다.

8. 방귀, 하루 10~18번 배출이 정상!
박테리아는 음식을 소화할 때 가스를 방출하고, 우리 대장은 이 박테리아로 가득 차 있다. 몸은 박테리아가 흡수하는 가스 일부를 혈류로 흡수해 폐를 통해 숨을 내쉬며 내보내고 일부는 방귀로 내보낸다. 방귀를 뀌는 것은 음식을 분해하는 무해한 세균이 활발히 일하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건강에 좋다. 하루에 10번에서 18번 정도 방귀를 뀌는 것은 정상이다.

9. 대변 이식으로 특정 감염 치료 가능!
분변 이식술(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은 효과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감염된 사람의 대장에 넣는 분변 이식술은 특히 난치성으로 알려진 씨디피실 감염에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세스 박사는 “건강한 사람의 똥에 있는 수조 개의 좋은 박테리아는 다른 사람의 소화관을 재인식시키고 항생제와 프로바이오틱스를 포함한 다른 치료법에 잘 반응하지 않은 감염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염증성 장 질환(IBD), 자폐증, 비만을 포함한 다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분변 이식의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우리는 과연 누구에게 똥을 기증해 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까? 세스 박사는 건강한 내장 박테리아를 가진 사람, 다른 집에 사는 친구나 가족에게 물어보라고 제안했다.

10. 화장실에 너무 오래 있지 말기!
변기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치질이 발생할 수 있고, 항문 주변 혈관이 부을 수 있다. 화장실에 오래 머물수록, 항문에 더 많은 압박과 스트레스를 준다. 또 항문 주변 혈류를 제한해 치질을 악화할 수 있다. 대부분 식이섬유가 부족한 음식을 먹어서 생긴다. 미국 농무부(USDA)는 여성의 경우 하루 25g, 남성의 경우 38g의 섬유소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11. 휴대폰에 대장균 박테리아가?
화장실을 사용한 후에는 손을 잘 씻자. 영국 연구진이 12개 도시에서 샘플 400개를 검사한 결과, 휴대폰 6대 중 1대가 대장균 박테리아를 퍼뜨릴 수 있는 똥에 오염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휴대폰은 부엌과 식당 테이블, 책상과 같이 우리가 밥을 먹는 장소에 놓여있을 뿐 아니라 어디서나 우리 손 가까이에 있다. 만약 휴대폰에서 대장균 박테리아가 발견됐다면, 이는 질병을 퍼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김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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