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때문에 차전자피 먹었더니 대장이 까매졌다?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차전자피 섭취 후 대장흑색증이 생겼다는 사람들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장흑색증. 대장과 직장의 점막 아래에 흑색 색소가 침착되는 현상이다. 평소 특별한 불편 증상이 없고, 대장내시경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대장흑색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장기간 자극성 변비약 사용이다. 특히 안트라퀴논 계열의 성분이 함유된 알로에 섭취는 대장흑색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정보는 이미 변비 관리 제품을 구매하는 분들 사이에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식이섬유라 안전하다고 해서 차전자피를 꾸준히 먹었는데 대장흑색증이 생겨서 깜짝 놀라는 분들이 있다.

이론적으로나 전문가 의견으로나 차전자피는 대장흑색증의 원인으로 지목되지 않는다. 그런데 온라인 건강상담을 하면, 차전자피 섭취 후 대장흑색증이 생겼다는 분들을 종종 본다. 대장흑색증은 특정 질환과 연관된 게 아니라면 건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원인으로 의심되는 것을 중단하면, 대개 1년 안에 대장의 색소 침착은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팽창성 변비약으로 장기 섭취가 가능하다고 한 차전자를 먹었는데도 왜 대장흑색증이 생긴 걸까? 이때 의심할 수 있는 건 크게 세 가지다.

해당 제품에 소량이지만 알로에가 포함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는 기능성이 명확히 표시된 주원료와 원재료명 및 함량에만 표시되는 부원료로 나뉜다. 이때, 부원료는 판매사가 별도로 광고하지 않는 한 소비자가 원재료명을 꼼꼼히 보지 않으면 확인이 어렵다. 차전자피만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해당 제품에 알로에가 함유된 경우가 있다. 부원료로서 소량만 넣어서 큰 문제 없다고 말할 수 있으나, 언제나 개인차는 있다. 따라서 내가 섭취 후 문제가 있었다면 해당 제품 섭취를 중단하는 게 맞다.

이따금 복용한 자극성 변비약의 영향

특히 이따금 복용했지만, 장기간 고용량 자극성 변비약을 활용했다면 더욱 그렇다. 자극성 변비약은 주로 장관의 점막을 직접 자극해 배변 활동을 촉진한다. 복용 후 약 8시간 후에 효과를 나타내므로 변비가 있는 성인이라면 한 번쯤 섭취해봤을 법하다. 변비는 삶의 질을 매우 떨어뜨리는 질환이라 자극성 변비약을 많이 활용한다. 그러나 장기간 자극성 변비약을 사용하면 점차 약에 대한 반응이 둔화되어 오히려 변비가 악화 될 수 있다.

이럴 때 약을 과량 복용할 수 있고, 간헐적 복용이라도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대장흑색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는 변을 무르게 만들어 변의 배출을 돕는 삼투성 하제나 변의 부피를 늘려 장의 연동운동을 돕는 팽창성 하제로 바꿔야 한다. 삼투성 하제나 팽창성 하제 중 일부 제품은 보험 적용도 가능하니 상태가 심하면 병원에 방문하여 정확한 상담과 치료를 권한다.

알로에가 함유된 다이어트 제품을 장기간 섭취

다이어트 하는 분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건 바로 ‘변비’다. 체중 감소를 위해 식사량을 줄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래서 ‘변비 없는 다이어트 제품’이라는 별칭을 얻으면 그 제품은 정말 날개 돋힌 듯 판매된다. 이런 제품의 성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알로에가 들어있는 경우가 있다. 대장흑색증 진단받은 분들이 ‘혹시, 다이어트 제품 복용하세요?’라는 질문을 듣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주원료로 알로에를 표시한 제품도 있지만, 부원료로 함유되어 원료명을 살펴보지 않는 한 확인이 어려울 때도 있다. 대장흑색증 진단이 최근 몇 달 안에 섭취한 제품만의 영향을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대장흑색증이 사라지려면 1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지난 1년간 내가 섭취한 영양제 또는 약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장내시경을 시행한 병원에서 대장흑색증과 관련해 특별한 질환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 정확한 원인을 찾고 재발 방지를 위한 생활 습관 변경은 꼭 필요하다.

    노윤정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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