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부작용에 ‘아이스크림’이 도움?

2022년 이그노벨상 의학 부분 수상 연구

올해 이그노벨상 의학 부분 수상팀은 아이스크림이 항암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인 구내염을 완화한다고 증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이스크림이 항암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인 구내염(구강점막염)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화제다. 이 연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괴짜들의 노벨상’이라고도 불리는 ‘이그노벨상’을 수상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의대 연구진은 그간 항암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으로 구강점막염이 생긴 환자에게 민간요법과 같이 추천되던 아이스크림 복용법이 실질적으로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구강점막염은 항암제를 투약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 환자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입 속의 상피세포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입이 쉽게 마르고 입 안이 자주 헐거나 상처가 나면서 통증은 물론 음식물 섭취도 힘들게 만든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구강점막염을 예방하기 위해 흔하게 쓰이는 치료법은 냉동요법(cryotherapy)이다.
항암제를 먹는 동안 얼음 조각을 입에 물고 있는다. 차가운 얼음이 혈관 수축을 일으켜 혈류량을 줄여 자연스레 항암제에 덜 노출하도록 하는 원리다.

다만, 진료 과정에서 환자가 얼음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으로 대체하기도 한다. 차가운 데다 딱딱한 얼음과 달리 식감도 부드럽기에 환자가 더 선호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 원자력병원 등 국내 주요 병원의 암센터에서도 이를 항암제 치료 시 발생하는 구내염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 소개하고 있다.

올해 이그노벨상 의학 부분을 수상한 폴란드 바르샤바의대 연구팀. 가운데가 마르신 야신스키. [사진=유튜브 캡처]

바르샤바의대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인 마르신 야신스키(Marcin Jasiński) 등의 연구팀은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냉동요법의 실제 효과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멜팔란이라는 항암제를 투약하는 74명의 입원환자 중 52명에게 아이스크림을 제공했다. 이 중 15명에게 구강점막염이 발생했다. 28.8%의 유병률이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은 22명의 환자군에선 13명(59.1)%인 구강점막염을 앓았다.  연구팀은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냉동요법이 기존의 얼음 활용 방식과 같이 유의미한 효과를 보인다고 결론 내렸다.

이들 환자의 평균 연령은 58.1세였으며 실험 기간은 각 환자의 입원 기간으로 평균 18일이었다. 다만 구강점막염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는 평균 17일, 발생한 경우는 19일 동안 입원했다. 환자들이 앓던 병은 각각 △다발성골수종(63명) △아밀로이드증(3명) △다발성골수종과 아밀로이드증(4명) △전신경화증(3명) △POEMS 증후군(1명) 등이었다.

이 연구는 2021년 11월 온라인 오픈 액세스 저널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이 저널은 자연과학 저널인 네이처(Nature)를 발간하는 네이처 출판그룹(Nature Publishing Group)이 운영하며 상대적으로 주제나 업적 등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연구 결과를 공유한다.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가 발간하는 과학 유머 잡지 ‘있을 것 같지 않은 연구 회보(Annals of Improbable Research)’가 1991년부터 운영 중이다. 매년 노벨상 선정 한 달 전인 9월 중 물리학상, 생물학상, 의학상, 공학상, 경제학상 등 10개 분야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사람들을 웃게 한 이들에게 상이 돌아간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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