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하면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연구)

서머타임제 실시로 잠이 줄면 기부금도 10% 감소

잠이 부족할 때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열의가 7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하면 사람 더 이기적이고 비사회적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3일(현지시간) 온라인 국제학술지 《플로스(PLOS) 생물학》에 발표된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수면 부족과 이타주의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먼저 16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다른 사람을 돕겠다는 의지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누군가를 도울 것인지 아닌 지에 대한 설문에 답했다. 이어 그중 24명에 대해 하룻밤 동안 잠을 안 재우고난 뒤 같은 설문에 답하게 하고 다시 같은 설문에 답하게 했다. 그 결과 잠이 부족할 때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열의가 78%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해당 참가자들의 뇌를 스캔해 수면 부족이 사회적 행동에 관련된 영역인 사회적 인지 뇌 네트워크의 활동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참가자들은 낯선 사람들만큼 친구와 가족을 돕는 것을 꺼렸다. 연구 책임자인 UC버클리의 매슈 워커 교수는 “수면 부족은 낯선 사람이나 가까운 친척이 도움을 청하든 상관없이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의욕을 감소시켰다”면서 “다시 말해 수면 손실이 광범위하면서도 무차별적인 비사회적 행동 충동을 유발한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런 경향이 현실에 미치는 타격을 살펴보기 위해 잠에서 깨는 시간이 1시간 앞당겨지는 효과를 낳는 서머타임제 실시 전후 미국 내 300만 개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금 액수의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서머타임제 실시 직후 기부금이 10% 감소한 것을 발견했다. 수면시간이 1시간만 줄어도 이타적 행동이 줄어드는 증거라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워커 교수는 “잠을 적게 잘수록 인간의 타고난 이타성이 훼손돼 사교성이 떨어지고 이기적이게 된다”면서 지난 50년 동안 인류의 수면시간이 꾸준히 줄어든 것과 이타주의를 실천하려는 국가와 국제사회의 노력이 떨어진 것 간의 관련성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plosbiology/article?id=10.1371/journal.pbio.3001733)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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