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항생제 처방, 20년간 줄었지만 오남용 여전

감기 원인은 바이러스...항생제는 박테리아 증식 억제

약통과 알약들
항생제를 오남용하면 항생제 내성이 생겨 정작 치료가 필요할 때 약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사진=Alexander Bayurov/게티이미지뱅크]
감기는 항생제 처방이 필요한 질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를 처방하는 병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전보다는 처방률이 절반 정도 줄어든 상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감기 등 급성상기도감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을 평가한 결과, 2021년 처방률은 35.14%로 2002년(73.33%)에 비해 38.19%p 감소했다. 20년 전보다 처방률이 절반 정도 줄어든 셈이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2021년 기준 상급종합병원 6.10%, 종합병원 24.73%, 병원 44.95%, 의원 34.49%로, 특히 병원에서의 처방률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지염 등 급성하기도감염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2021년 기준 56.95%로 급성상기도감염보다도 처방률이 높았다.

급성상기도감염과 급성하기도감염은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약물은 항바이러스제다. 항생제는 박테리아를 치료하는 약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질환에는 효과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습관적으로 항생제를 처방하는 병원들이 많은 상황.

항생제는 오남용하면 ‘항생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내성균이 침입하면 항생제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기 때문에 결국 감염병 치료가 어려워지고 생명을 위협 받는 상태에 도달할 수도 있다.

국민의 인식 전환도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019년 질병관리청이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0.2%가 ‘항생제는 감기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감기 등 항생제가 불필요한 상황에서도 항생제를 처방한다’고 응답한 비율(35%)보다 높아 항생제의 기능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항생제 총 처방량은 2019년 기준 23.7DID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인 17.0DID보다 높다. 심평원은 항생제 내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2023년부터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를 확대할 계획으로, 하반기 중 세부시행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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