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늘어난 실명 위험 당뇨병성 망막병증, 예방과 치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칫 시력을 잃을 수도 있는 당뇨병성 망막병증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당뇨 진단을 받은 지 20여 년이 된 자영업자 김모씨(64·서울시 서초구)는 최근 오른쪽 눈 속에서 거미줄 또는 날파리 같은 게 둥둥 떠다니는 듯한 꺼림직한 증상을 겪었다.

평소 합병증이 두려워 혈당 관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심스럽게 살아온 그였다. 하지만 나이 탓인지 건강이 예전 같지가 않다.

인근 대학병원을 찾은 김씨는 세극등을 이용하는 안저 검사, 도상 검안경 검사 등을 받은 결과 당뇨병성 망막병증(당뇨 망막 병증)으로 진단받고 치료 중이다.

처음에는 주 1회, 몇 달 지난 뒤부터는 월 1회 병원을 찾아 레이저 광응고술 치료 등을 받고 있다. 왼쪽 눈에도 곧 증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사의 말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국내 당뇨병 환자가 5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가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 유병률은 당뇨 환자 100명 당 남성은 12.6명에서 15.1명으로, 여성은 14.7명에서 17.4명으로 부쩍 늘었다. (2006년 대비 2015년 유병률)

시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제때,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실명할 위험에 이르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가 10년 새 껑충 늘어난 것이다.

환자 김씨는 “병원의 레이저 치료실이 몇 분 간격으로 예약돼 있고, 치료를 받고 있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환자가 뜻밖에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눈의 미세혈관이 망가지고 막혀 망막에 혈액 공급이 잘 안돼 생기는 당뇨 합병증이다. 양 쪽 눈에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다.

만약 새로운 혈관(신생 혈관)이 생기면 증식성 당뇨병성 망막증(PDR)이라고 하며, 생기지 않으면 비증식성 당뇨병성 망막증(NPDR)이라고 한다. 예후는 당연히 후자가 더 좋다.

이 질병에 걸리면 날파리, 거미줄, 검은 구름, 그림자, 실 같은 검은 점이 눈에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비문증(날파리증)을 겪는다. 또는 어둠 속에서 빛을 느끼는 광시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의료 전문가들은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혈당 조절에 실패하거나 흡연하면 특히 잘 생긴다”고 밝혔다.

또 “광시증의 경우 당뇨, 고혈압 탓에 생기는 경우가 더 큰 문제이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젊었을 때처럼 과음, 과로하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도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비문증, 광시증이 나타나면 즉시 안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망막 열공(망막의 찢어짐)이 생기면 망막 박리(망막이 안구의 내벽에서 떨어짐)를 막기 위해 레이저로 해당 부위를 지지는 시술(레이저 광응고술)을 받는다. 그래야 시력이 뚝 떨어지거나 시력을 완전히 잃는 결과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한편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혈중 콜레스테롤 치료제(먹는 고지혈증 치료제)인 페노피브레이트(fenofibrate, 성분명)가 당뇨병 환자의 PDR 발병 위험을 24%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페노피브레이트를 복용한 당뇨병 환자 5,835명 등 15만 명을 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of Fenofibrate Use and the Risk of Progression to Vision-Threatening Diabetic Retinopathy)는 ≪미국의사협회지(JAMA) 네트워크 오픈≫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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