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자는 이유가 내 성격 때문이라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정을 지나 새벽 1시 2시…, 시간은 자꾸 깊은 밤으로 빠져드는데, 정신은  몽롱하다가도 말똥말똥. 좀체 잠으로 빠져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니 생각은 간절하다. 잠을 자는 법을 잊어버린 듯 이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운다. 자고 싶어도 자지 못해 건강을 옥죄이는 그 이름, 불면증이다.

불면증은 우리나라에서23%의 유병율을 보이는 가장 흔한 수면 장애다. 불면증으로 진단되는 대표적인 증상은 △적절한 수면 환경이 제공되어도 잠들기 어렵고 △잠이 들어도 중간에 자주 깨어나며 △새벽에 일찍 일어나게 되는 현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증상이 주 3회,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불면장애로 진단할 수 있다.

밤이 괴로워지니, 삶에 활력도 떨어진다. 도대체 그 무엇이 우리의 소중한 잠을 베개로부터 앗아 가버린 걸까.

불면증도 성격에서 기인한다?
흔히 불면증을 겪고 있다 하면 ‘우울하고 걱정이 많으며 예민하다’고 여긴다. 원인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소화기, 비뇨기, 호흡기 등 몸의 잘못된 기능에 의해서도 나타난다. 수면이 정신신경학 분야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근본적으로는 불면증이 성격 및 기질에서 기인한다는 주장도 있다.

몇 년 전 <란셋 정신의학 The LANCET Psychiatry>에 실린 네덜란드 신경과학 연구소의 연구를 보자. 네달란드에서 수면 장애로 등록된 4,322명 중 불면증으로 진단된 2,224명을 대상으로 불면증 유형을 파악했다.

연구진은 애초에 수면 장애의 증상에 따라 불면증 유형을 파악했지만 실패했다. 증상만 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잠들기 어렵거나 새벽 일찍 깨는 양상은 비슷했기 때문이다. 연구를 거듭하다 주목한 것이 환자들의 성격이었다. 불면증 뇌 구조와 기능의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에 입각해 환자들의 수면 패턴과 성격적 기질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불면증을 가진 사람들의 성격 유형은 크게 5가지로 분류된다.
△제 1유형 : 평소 신경질적이고 자주 우울감이나 긴장감에 사로잡히는 유형이다.
△제 2유형 : 1유형보다는 스트레스를 덜 받지만 보상에 민감한 유형이다.
△제 3유형 : 2유형과 비슷하지만 보상에 덜 민감한 유형이다.
△제 4유형 : 평상시 2,3유형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편이지만 생애 큰 사건을 겪어 외상 후 스트레스가 심각해 지속적인 불면증을 겪는 유형이다.
△제 5유형 : 4유형의 경우에 해당하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유형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성격 유형에 따라 불면증의 약이나 치료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격 유형에 따라 불면증이 어떻게 나타나는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어떤 경우 수면제가 필요한지, 인지 행동 치료를 권해야 하는지 등 처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잠을 잃어버린 불면증은 특히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성격 유형에 따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상 속 잠과 친해지는 관리법
불면증에 대한 뇌과학적 연구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치료법은 아직 미지의 영역에 남아 있다. 성격∙심리적인 요소, 생물학적인 요소 등 복합적 작용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딱 부러지게’ 정확한 치료법을 제시하기에도 어려운 실정이다. 심한 경우 불면증의 원인 진단과 전문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한다.

일상 생활에서 잠과 ‘친해질 수 있는’ 관리도 중요하다. 연세 세브란스병원 불면증 클리닉에서 제시하고 있는 일상생활 관리를 참고하자.
△음악을 듣는다.
△약간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한다.
△따뜻한 우유를 마신다.
△약간의 스낵, 과자를 먹는다.
△술, 담배, 커피를 피한다.
△환기가 잘되는 방에서 잔다.
△너무 푹신한 침대를 피한다.
△낮에 약간의 운동을 한다.
△항상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
△잠이 안 오면 자리에서 일어난다.
△일단 깨면 휴일일지라도 자리에서 일어나라.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도록 해본다.
△잘 때 이외에는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
△낮잠을 자지 않는다.
△잠잘 때는 불빛을 없앤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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