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막염 환자 60% 병원 안 가…방치하면 시력장애 발생

세균성 각막염으로 심하게 충혈된 환자의 눈. [사진=김안과병원]
각막염 치료에 소극적인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막염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시력장애에 이를 수 있어 제때 치료 받아야 한다.

각막염의 초기 증상은 통증, 충혈, 눈물 흘림, 눈부심, 시력 저하 등이다. 김안과병원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각막질환 인식조사에 따르면 이 같은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안과를 ‘방문하지 않았다’고 답한 사람이 58.4%인 것으로 확인됐다. 과반수가 각막염 증상에도 병원을 찾지 않는다는 것.

병원을 찾지 않은 이유는 ‘금방 나을 것으로 생각하고 심각하게 여기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72.2%를 차지해 증상을 대체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시간이 없어서(9.3%), 진료비용이 아까워서(4.9%), 노안으로 생각해서(0.6%) 등의 순이었다. 각막염은 빠른 치료가 필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초기 치료에 소홀하다는 것이다.

각막염은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눈병’이라고 부르는 유행성각결막염과 초기증상이 유사하다. 이로 인해 유행성각결막염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 않는 각막염 환자들이 많다. 각막염은 콘택트렌즈, 세균, 외상에 의한 감염 등 원인이 다양하며 원인에 따른 치료법도 각기 다르다. 치료가 되더라도 재발하거나 후유증으로 시력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각막궤양까지 불러올 수 있다.

특히 렌즈 착용에 소홀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평소 렌즈를 착용해오던 A군(15)은 최근 휴가지에서 물놀이 중 눈이 충혈되고 이물감을 느끼는 등 이상 증상이 시작됐지만 계속해서 렌즈를 착용했다. 그 결과, 휴가 후 불과 3일만에 각막궤양이 악화돼 시력 회복이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

주로 렌즈 때문에 걸리는 각막염인 녹농균성 각막궤양의 증상은 통증, 충혈 등이다. 진행이 빠르고 각막에 구멍을 만들어 실명을 초래할 수도 있는 심각한 각막염이다. 특히 이 균은 콘택트렌즈, 렌즈 보관용기, 렌즈 세척액 속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에 세균 번식이 쉬운 여름철에는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하는데 치료가 되더라도 각막혼탁으로 인해 영구적인 시력장애가 발생하거나 각막이식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

또 다른 각막염인 진균성 각막염은 세균성 각막염과 비슷하게 통증, 충혈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각막에 생긴 외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항진균제로 치료한다. 하지만 치료가 어렵고 각막혼탁, 각막천공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나 점안약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단순포진 각막염은 원발성일 경우 뚜렷한 증상이 없다. 그러나 재발성일 땐 다른 각막염과 달리 눈물 흘림, 눈부심 등의 증상이 생긴다. 단순포진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재발성일 땐 각막궤양을 유발하는 일이 많다. 바이러스가 중심부를 침범하면 시력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 질환 또한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항바이러스제와 항염증제를 사용해 치료하지만, 재발의 위험성도 있어 정기검진이 필요한 각막염이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권영아 센터장은 “일반인들은 각막염, 결막염 등 질환을 구별해 인식하기보다 증상으로 병원을 찾기 때문에 심각한 상태를 유발할 수 있는 각막염도 자칫 소홀히 여기거나 결막염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며 “충혈, 통증, 이물감, 눈부심, 눈물 흘림과 같이 비교적 가벼운 증상이라도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안과를 찾는 것이 좋으며, 여름철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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