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담배 피우면 호흡기 질환 위험 43% 올라간다(연구)

[사진=danchooalex/gettyimagebank]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알려진 전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호흡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비흡연자보다 40% 이상 높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외에서 전자 담배 이용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나온 이 연구 결과는 전자 담배와 주요 호흡기 질환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최초의 연구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까지는 일반 담배를 피우다가 전자 담배로 바꾸는 사람이 많아서 전자 담배 흡연과 질병의 연관성을 가리기 어려웠다. 그러나 미국 보스턴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과 의과대학 연구진의 이번 연구는 다른 담배 사용과는 별개로 크고 건강한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한 첫 번째 장기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자 담배가 호흡기 건강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기존 연구는 동물이나 세포 모델을 사용했거나 사람에 대한 연구도 급성 질환에 대한 단기 임상 연구였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 결과를 보면 현재 전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호흡기 질환에 걸린 경우는 43%나 됐다. 과거에 전자 담배를 피운 사람의 호흡기 질환 위험도 절반 가까운 21%로 나타났다.

이 연구 논문 저자인 앤드류 스토크스 교수는 최근 수년 동안 청소년과 젊은 성인들 사이에 전자 담배 사용이 늘어난 것을 지적하면서 “새로운 연구 결과는 청소년과 젊은 성인이 중년이 되면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이 늘어난다는 걸 시사한다”고 연구 결과를 평가했다.

연구진은 건강 문제 때문에 전자 담배로 전환한 경우를 배제하기 위해 호흡기 질환 경험이 없고 일반 담배를 피운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마리화나 흡연과 아동기 및 현재의 간접흡연까지 고려해 대상을 선정했다.

이를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와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이 실시한 2013∼2018년 네 차례에 걸친 담배와 건강에 관한 인구 평가(PATH)에서 뽑은 2만1618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 결과 과거 전자 담배를 피운 사람은 호흡기 질환 위험이 21% 높고 현재 전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 위험이 43%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질병 종류별로 보면 현재 전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만성 기관지염 위험이 33%, 폐기종은 69%, COPD는 57%, 천식은 31% 늘어났다.

연구에 참여한 보스턴대 의대 하스미나 카투리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전자 담배 사용 기록 표준화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전자 담배 사용에 대한 국제 질병코드를 개발하도록 촉진해 전자 담배 생산자들이 금연 토론을 활성화하고 전자 담배 관련 부작용을 찾아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of electronic cigarette use with incident respiratory conditions among US adults from 2013 to 2018)는 미국 의학협회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학술지 자마(JAMA) 네트워크오픈에 지난 12일 실렸다.

전자 담배는 독성 물질 노출이 일반 담배보다는 적지만 휘발성 유기화합물, 중금속 및 초미세 입자를 포함해 유해하거나 잠재적으로 유해한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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