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자에게 무심코 ‘싱글리즘’을 표현하진 않나요?

[사진=Zinkevych/gettyimagesbank]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인생의 필수코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비혼주의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비혼주의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이들에 대한 편견을 갖거나 상처가 되는 말을 하기 쉽다.

사회심리학자인 벨라 드파울로 박사가 처음 사용한 표현인 ‘싱글리즘’이 이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싱글리즘은 ‘비혼’보다 ‘결혼’을 이상인 것으로 생각하고, 비혼주의자에게 편견을 갖는 일종의 차별주의다.

그런데 차별은 이에 대한 부당성을 교육하고 학습하지 않으면 인지하기 어렵다. 과거 특정 인종이나 성별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것도 그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게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제 인종이나 성별에 대한 차별주의는 과거보다 상당 부분 개선됐다. 나와 다른 인종이나 성별을 가진 대상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쉽게 던지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결혼은 우리 사회에서 아직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사람들의 표준적이고 정상적인 인생과정이라는 시각이 견고해, 싱글에 대한 차별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방송에서 나이가 많은 싱글이나 돌싱(사별 혹은 이혼 후 싱글이 된 사람)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드파울로 박사는 “싱글리즘은 싱글들에게 부정적인 선입견을 갖고 차별하는 것”이라며 “싱글이 잘못된 것이라는 낙인을 찍는다”고 말했다.

또한, 결혼의 장점과 싱글의 단점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경향이 있으며, 기혼자가 싱글인 사람보다 더 행복한 것처럼 표현하는 경향이 많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드파울로 박사에 의하면 싱글리즘을 믿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편견들이 있다. △결혼한 사람들이 싱글인 사람들보다 더 인생을 잘 안다는 생각 △결혼하지 않고 한부모로 키운 아이는 불행할 것이라는 생각 △싱글인 사람은 인생 후반기에 외롭고 불행할 것이란 생각 등이다.

좋은 말이나 조언을 해준다는 뜻으로 “곧 이상형이 나타날 거야”라는 형태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비혼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배려가 없는 표현이거나 상처가 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더불어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사회적 낙인’을 찍는 것 역시 옳지 않다. 드파울로 박사는 ‘결혼’이 상대방의 성향이나 신분을 정의하는 조건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싱글’이라는 것도 사람을 정의하고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낙인 찍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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