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닥 건강상담] 소변 볼 때 작열감…검사 결과는 이상 없다는데?

 

베닥 건강상담 19화

출연: 민권식 부산 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윤수은 칼럼니스트

사연: 20대 여성입니다. 소변을 본 직후에 항상 요도가 타들어 가듯이 아픕니다. 한 달을 버텨보다가 병원에 가서 성병 검사도 받아보고, 대장균 검사도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네요. 증상은 있으니 항생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일주일간 복용했더니 훨씬 좋아졌구요. 하지만 또 다시 통증이 심해져 두 달 만에 병원에 갔지만, 답변은 똑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병원 간 지가 두 달 전인데 슬슬 통증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요새는 소변까지 시원하게 나오지 않아 걱정이 크네요.

□ 윤 작가 : 검사는 이상이 없는데 이 분은 요도가 타들어간다는 느낌이 있다고 하니까… 이걸 뭐라고…

■ 민 교수 : 환자분이 괴로운 게 아니고 저희 의사들이 괴롭죠.

□ 윤 작가 : 아무 이상이 없다는 데 그런데 아프다고 하시잖아요.

■ 민 교수 : 아무 이상이 없다는 거는 아니고요. 소변을 봐서 통증이 온다고 하니깐 방광염 정도로 생각하고 검사를 했는데… 사실 방광염 검사라는 게 엄청난 게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검사를 했는데 이상이 없으니 의사로서 딱히 설명을 해줄 게 없는 거죠. 근데 이런 류의 병들이 제법 좀 있습니다. 사실 병의 중요도로 본다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요도 증후군 혹은 요도의 통증을 느낄 때, 그때는 요도통증증후군 이런 식으로 병명을 붙입니다. 대단한 병명은 아니고 말 그대로 환자의 증상으로부터 만들어진 병이에요. 이런 류의 병들은 워낙 원인이 많아요. 비뇨의학과 의사 입장에서 다 파악해 낼 수도 없고, 누군가가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이 다 파악해 낼 수 있는 그런 것조차도 안돼요. 너무 광범위하기 때문에. 통증이 있다면 소염진통제 쓰고, 감염이 의심스러우면 항생제 좀 쓰는 방법들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실제로 감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소변검사에서 못 찾아내서 그렇지. 실제 감염이 있거나, 아니면 요도가 좁아지거나, 간질성 방광염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이 병은 균에 의해서 생기는 게 아니고, 방광 자체가 딱딱하게 변하고 문제가 생기는 병입니다.

□ 윤 작가 : 요도가 왜 좁아지는 거죠?

■ 민 교수 : 관상(대롱 모양)으로 된 구조물에 염증이 생겨서 문제가 생기면 길이가 짧아지는 게 아니고요, 구경이 좁아집니다. 좁은 요도를 소변이 강하게 치고 나가려고 하니까 요도에 강한 압력을 가하게 되는 거죠. 그럴 때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사진=베닥 건강상담]
□ 윤 작가 :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요도를 확장시키면 되겠네요.

■ 민 교수 : 그렇죠. 그런 분들은 확장하면 돼요.

□ 윤 작가 : 약물로, 아니면 수술로?

■ 민 교수 : 아뇨, 확장시키는 ‘사운드’라는 기계가 있습니다. 그걸로 확장을 시키면 됩니다. 근데 이제 사람 살이 그렇잖아요. 내가 어떤 문제가 있어서 살을 늘어트리면 자기 탄성에 의해서 늘어납니다. 심지어는 찢어져요. 찢어져서라도 늘어납니다. 그다음에 다시 그걸 늘어트릴 만한 힘이 없어지면 다시 쪼그라들겠죠. 상처가 난 부분도 사람 살은 상처가 나면 자꾸 쪼그라들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요도 역시도 쪼그라들게 만드는 거죠. 이런 상황이 반복이 되어야지, 한 두 번 넓혀졌다고 해서 넓혀진 효과가 영구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아요.

□ 윤 작가 : 그렇다면 요도가 쪼그라들지 않게, 탄성이 좋아야 하는 거잖아요.

■ 민 교수 : 그렇죠, 예. 맞아요.

□ 윤 작가 : 요도 스트레칭? 가능한가요?

■ 민 교수 : 불가능.

□ 윤 작가 : 안되는구나. 근육이 아니구나.

■ 민 교수 : 아뇨, 근육은 맞는데 내가 운동할 수 있는 근육이 아닌 거죠. 그리고 스트레칭이라는 거는 대척이 있어야 되는 겁니다. 대척이 고정되어 있어야 그다음에 내가 반대적인 운동을 함으로써 근육을 늘어트리지. 요도는 어디에 딱 잡혀있는 게 아니에요. 당기면 끌려오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겁니다. 어쨌든 이런 원인들 외에도 성관계로 인한 자극, 아주 다양한 것들에 관계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스트레스, 환자분의 성격, 하여튼 다양합니다.

□ 윤 작가 : 근데 일단 아프다고 하시잖아요. 교수님이라면 어떻게 처방을 내리실 건가요? 보이는 문제는 없는데 일단 아파요.

■ 민 교수 : 우선은 안 아프게 해 드려야죠. 이런 증상에 쓰는 걸로 따지자면 소염진통제는 쓰는 건 당연합니다. 근데 소염진통제 중에도 신경학적 통증에 잘 듣는 약제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처방에 관계되고요. 이제 통증 과정을 많이 물어봐야 되죠. 이런 일이 있었나, 저런 일이 있었나, 이러고 난 다음에 심해진다, 저런 일을 하고 난 다음에 심해진다. 그러니까 이제 환자분들도 그냥 와서 ‘나는 아프다, 죽겠다’라고 말씀하시기보다는 가능한 이런 증상과 연관되어있는 많은 것들을 저희들한테 정보를 주시려고 노력하시면 훨씬 빨리 치료가 됩니다. 그리고 이 병에 대한 이해를 시켜드려야 해요. 이 병은 사실은 별 게 아니다, 우리도 딱 부러지게 이유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 병이 지금 우리들이 잘 몰라서, 제대로 치료를 못해서 나중에 큰 병으로 가거나, 장애가 오거나, 암으로 변하거나 이런 거 하고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불안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한번 따져 나가 보자. 약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우선 제가 얘기 들어본 바로 가장 가능성 있는 약부터 먼저 써보자. 이게 안되면, 그래도 조금 낫다면, 무엇이 나을 거라 추정이 되면 그거는 살려두고, 또 다른 약을 추가하고, 추가하고… 약제를 자꾸 맞춰 나가야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거는 환자분이 불안해하지 않으셔야 해요. 불안해하면 할수록 통증은 심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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