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A 프리 제품도 안전하지 않아 (연구)

[사진=monticello/shutterstock]
‘BPA Free’ 라벨이 붙은 플라스틱 제품이라 하더라도 생각만큼 안전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 주립 대학교 연구진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BPA Free, 즉 BPA가 들어 있지 않은 플라스틱 제품 역시 BPA 제품과 마찬가지로 정자의 수를 감소시키고 난자의 수정 가능성을 낮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영향은 다음 세대까지 이어졌다.

BPA 또는 비스페놀 A라 불리는 물질은 1960년대 이래 음료나 식품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의 원료로 널리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 화학 물질이 음식이나 음료로 흡수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제품이 오래되었거나 흠집이 났을 때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뜨거운 음식을 담거나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경우도 문제였다.

비스페놀 A가 체내에 들어오면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내분비계에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우려가 커지자 비스페놀 A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BPA Free’ 용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젖병을 비롯한 유아용 제품은 모두 BPA 대신 다른 화학 물질을 사용했다. 그런데 그 대체 물질도 안전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연구진은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BPA Free 플라스틱 우리에 넣은 다음, 한 그룹에만 BPA를 투여했다. 그런데 BPA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서 BPA를 투여한 그룹과 동일한 유전적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난자와 정자 생산에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연구진은 대조군의 변화가 우리의 손상 때문에 BPA 대체 물질에 노출되면서 생겨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곧 쥐들을 BPA 대신 사용되는 BPS, BPF, BPAF 등의 화학 물질에 노출시켰다. 그리고 같은 결과를 얻었다. 암컷, 수컷 할 것 없이 재생산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서 활동력 떨어지는 정자와 비정상적인 난자를 만들어낸 것. 영향은 세대를 넘어 계속되었다.

패트리샤 헌트 교수는 “우리 실험은 쥐를 대상으로 했지만 결과는 인간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원료가 비스페놀A든 대체 물질이든, 오래되거나 손상을 입은 플라스틱 제품은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Replacement Bisphenols Adversely Affect Mouse Gametogenesis with Consequences for Subsequent Generations)는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 저널에 게재되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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