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분당서울대병원, 가짜 학회서 받은 최우수상 적극 홍보

분당서울대병원이 사이비 학회가 수여한 최우수 프레젠테이션 상을 적극 홍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측은 “상을 수상한 교수는 학회 초대를 간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교수가 최우수 프레젠테이션 상을 수상한 학회는 사이비 학술 단체 와셋(WASET, World Academy of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와셋은 터키 출신 아르디 가족 일가가 운영하는 사이비 학회다. 자동 논문 생성기를 가지고 1초 만에 만든 가짜 논문에도 별도의 심사 절차 없이 발표 기회를 준다.

최근 18개국 23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대표적인 사이비 학술 단체의 각국 학자 참여 실태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에 가입되어 있는 ‘뉴스타파’가 보도했다. 국내 학자의 와셋 참여 실태를 확인한 결과, 한국은 세계 5위, 서울대는 100건으로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코메디닷컴’의 추가 확인 결과,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1월 “김사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국제진료센터 교수가 와셋 주최로 열린 인지 치료 및 이상심리학 학회에서 최우수 프레젠테이션을 수상했다”고 보도 자료를 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당시 “최우수 프레젠테이션상은 논문 및 발표를 종합적으로 심사해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인 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김 교수는 환자의 피로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설문지를 국내 실정에 맞게 번역해 1차 의료 기관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성과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알렸다.

김사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참석한 와셋 학회는 2017년 12월 방콕에서 열렸다. 김 교수는 해당 학회에서 2016년 ‘대한의학회지’에 실린 자신의 논문(‘Validation of the Korean Version of Schedule of Fatigue and Anergia: General Physician Questionnaire’)과 동일한 제목의 발표를 진행했다. 김 교수와 같은 세션의 다른 발표자는 ‘시장 반응에서 지식 공유의 역할’, ‘가족 기업의 국제화’ 등 서로 관련성이 떨어지는 주제를 발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30일 ‘코메디닷컴’과의 통화에서 “김사라 교수의 연구는 SCI급 저널(대한의학회지)에 투고된 논문을 와셋에서 한 번 더 발표한 것이므로 연구 자체의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관계자는 “교수 전체 회의 브리핑을 통해 ‘향후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학회에 참석하자’고 논의했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김사라 교수는 와셋 참가에 대해 “학회를 직접 지원한 것이 아니라 학회 측의 초청을 받아 발표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뉴스타파의 보도를 접한 후에야 학회가 조금 이상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관계자는 “최우수 프레젠테이션상 홍보 자료는 김사라 교수가 아닌 논문 교신 저자(배우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의 요청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분당서울대병원]

    맹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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