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은 무료… 독감 백신 뭘 맞을까

 

내달부터 노인 독감백신 접종도 NIP 포함

노인 전용, 4가, 세포배양 등 독감백신 다양

추석처럼 온 가족이 모일 때 조심해야 할 대표적인 감염 질환이 바로 독감(인플루엔자)이다. 독감은 원인부터 증상까지 감기와 전혀 다르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만성질환자와 임산부, 65세 이상 노인 등 고위험군이라면 백신 접종이 요구된다. 최근엔 다양한 종류의 백신이 등장해 선택적 접종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라이노 바이러스와 코로나 바이러스 등 1백여 가지 바이러스 때문에 생기는 감기와 달리 독감의 원인은 주로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H1N1, H3N2)과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2종(Victoria, Yamagata)이다. 감기는 보통 특별한 치료 없이 1-2주 만에 낫지만, 독감은 이름 그대로 증상이 독하다. 갑작스런 고열과 두통, 기침과 함께 전신통과 근육통 등 몸살을 동반하고 일주일 정도 지나야 회복된다.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독감 고위험군에서는 치명적인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져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65세 이상 노인들은 독감 백신 접종 후 혈청 내 항체 양전률이 낮고, 항체 유지기간도 짧다. 일반 독감백신은 건강한 성인에서 70-90%의 면역반응을 보이지만, 노년층에서는 17-53%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국내에서 지난 2002-2005년까지 독감이나 폐렴으로 입원한 65세 이상 노인들의 입원률 증가폭은 전체 입원률 증가폭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보건당국은 이러한 점을 감안해 다음 달부터 65세 이상 노인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확대해 국가필수예방접종지원사업(NIP)에 포함시킨다. 이에 따라 보건소뿐만 아니라 민간 병.의원에서도 65세 이상 노인들은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게 된다.

NIP가 확대되면서 65세 이상 고연령층 전용 독감백신인 ‘플루아드’도 무료 접종이 가능해졌다. 지난 2009년 국내에 허가된 플루아드는 면역증강제(MF59)를 함유한 독감 백신으로, 일반 백신보다 18-43%까지 높은 면역반응과 항체수치를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유효성 평가에서도 일반 독감백신을 접종한 환자들보다 독감이나 폐렴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25%나 낮춘 것으로 확인돼 고연령층에 효과적인 독감 백신임을 입증했다.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플루아드는 고연령층에서 높은 예방효과가 입증된 백신이므로 NIP에 포함된 다른 일반백신과 선별해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게 우선 소진될 수 있도록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루아드의 국내 공급량은 65세 이상 노인 6백만명 중 5%가 접종 가능한 30만 도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노바티스 인플루엔자 백신이 개발한 플루아드는 한국백신과 보령바이오파마를 통해 국내 공급되고 있다.

플루아드뿐 아니라 국내 독감 백신 시장에 다양한 백신이 등장하면서 선택적 접종의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기존 3가 백신보다 면역 범위를 강화한 세계 최초의 4가 백신인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와 함께 성인용으로는 국내 최초, 소아청소년용으로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가 출시돼 있다.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1종을 포함한 3가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해마다 유행할 것을 예측한 B형 바이러스를 백신에 포함시키는데, 백신 바이러스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하게 되면 미스매치로 백신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겨울과 올 여름까지 830명의 감염자와 634명의 사망자를 낸 홍콩독감과 5만8천여명의 감염자를 발생시킨 호주 독감의 주된 원인이 바로 ‘백신 불일치’다. 호주 독감 환자의 61%는 B형 바이러스가 원인이었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최정현 교수는 “호주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B형 바이러스로 인한 독감 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는 4가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재갑 교수도 “65세 이상이면서 건강하거나, 소아라면 4가 백신 접종이 더 적합하다”고 했다. 4가 백신인 플루아릭스 테트라는 지난 23일부터 국내 공급되기 시작했다.

유정란을 사용한 기존 백신과 달리 세포배양 방식으로 생산된 스카이셀플루는 지난 달 20일 출시된 지 2주 만에 1백만 도즈가 판매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백신은 동물세포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달걀을 쓰지 않아도 되고, 생산과정에서 바이러스와 세균의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를 쓸 필요도 없어 달걀이나 항생제에 과민반응이 있는 사람도 안심하고 접종할 수 있다. 균주를 확보하면 2개월 만에 생산 가능해 변종 독감에 신속히 대응하고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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