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고, 깨물고… 아이들 행동 악의가 있을까

 

잊혀질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의 가해자인 보육교사가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는 흔한 말은 뭘까.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체벌을 했다는 것이 그들의 일반적인 해명 방식이다. 그런데 아이가 말썽을 부렸다 해도 학대는 정당화되지 않는다. 심지어 아이의 이 같은 행동에는 대체로 악의가 없기 때문에 심하게 혼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 최근 연구결과다.

아이를 어른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시선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스 캠퍼스 아우든 달 교수팀에 따르면 아장아장 걷는 정도의 어린 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때리고 깨물고 꼬집는 데는 별다른 악의가 없다. 이 연령대는 자신의 분노와 불만을 제어할 능력이 없는 것이 정상이다.

연구팀은 어린 아이를 둔 중산층 여성 74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아이들이 공격성을 보였던 상황에 대해 묘사토록 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인터뷰 내용을 기준으로 아이들의 공격성을 분석해본 결과, 가시적으로 눈에 띄는 악의적 의도는 발견되지 않았다.

‘발달학(Developmental Science)저널’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걸음마를 걷는 연령대의 아이들이 다른 사람을 괴롭힐 때 아이들에게서 기뻐하는 기색이 발견된다. 아이들은 다른 사람을 진짜 괴롭힐 목적이라기보다 같이 재미있게 논다는 생각으로 공격성을 보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단 이번 연구에 따르면 아이들이 보이는 공격성의 26%는 실질적으로 자신의 화를 표출하는 케이스에 해당했다. 또 3%는 우연히 발생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화나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깨물거나 할퀴는 행동을 한다 해도 어른과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다. 아직 자제력이 온전하게 형성되지 않은 나이이기 때문이다.

좀 더 확실한 입증을 위해 연구팀은 유아 26명의 가정을 방문해 아이가 부모나 형제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실험대상 아이들이 14개월, 19개월, 24개월이 됐을 때 각각 방문했다.

그 결과 아이가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의 49%는 악의적인 의도가 없었다. 또 43%는 화를 표출하는 행동이었으며 8%는 우연히 발생한 상황이었다. 아이의 공격 대상은 대체로 그들의 부모였고, 그 다음이 형제와 애완동물이었다.

아이의 공격성과 성격 사이에도 연관성이 나타났다. 대체로 자신의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좀 더 공격적인 행동을 많이 했다. 즉 공격성은 자신의 즐거운 기분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발달과학저널 온라인판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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