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항렬이 아래인 먼 친척을 부를 때

“최근 아버지를 따라 문중(門中) 모임에 갔는데 항렬이 저보다 한참 밑인 분들에게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라 꿀 먹은 벙어리 신세였습니다.”

요즘은 먼 친척을 만날 기회가 줄어들어 오랜만에 먼 친척을 만나면 어떻게 부를지

난감해 하는 사람이 많다.

같은 세대라면 형님, 아우 또는 동생이라고 부르면 된다. 한 세대 이상 차이가

나는 먼 친척은 가능하면 직위를 부르도록 한다. 직위가 없는 경우 한 세대가 차이가

나면 족숙(族叔) 또는 족질(族姪)로 부른다. 이때 족숙의 나이가 자신보다 위라면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도 좋다. 나이가 5세 이상 적을 경우에도 ‘족숙님’으로 존경하는

것이 예법에 맞다.

족질은 조카로도 부를 수 있으며, 나이가 자신보다 5세 이상 많다면 조카님으로

불러도 좋다. 먼 친척 중 두 세대 이상이라면 대부(大父) 또는 족손(族孫)으로 부른다.

이때 대부는 할아버지이므로 아무리 어려도 ‘대부님’이라고 호칭한다. 족손이 나이가

많다고 족손님이라고 호칭하지는 않는다.

호칭에 따라붙는 존댓말은 대체적으로 항렬, 나이, 가풍 등을 고려해서 선택한다.

문제는 아무리 항렬이 낮고 나이가 적은 친척이라도 처음 만나서 말을 놓기가 쉽지

않다는 것. 이때에는 대화를 하면서 항렬이나 나이가 낮은 사람이 “말씀을 낮추시죠”라고

권하면 상대방이 놓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먼 친척이 아닌 남남은 몇 살 차이까지 벗처럼, 또 몇 살 차이부터 형제처럼

지낼 수 있을까? 옛 문헌에는 5∼10년 차이면 친구, 10년 이상이면 형, 나이가 갑절이면

부모의 관계에 있다고 돼 있다.

유림에서는 이 원칙을 좇지만 현실적으로 5세 이상 차이가 나는 사람과 친구처럼

말을 놓으며 지내기란 쉽지 않다. 두 사람의 친소 관계에 따라 위상을 설정하는 수밖에

없다.

한편 존칭은 가정에서 명확히 가르쳐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늦어도 유치원에 갈 때까지 높임말과 반말을 구별해 쓰도록 가르쳐야

한다. 요즘에는 결혼해서도 부모에게 ‘아빠’ ‘엄마’라고 호칭하는 젊은이들이

많지만 아빠 엄마는 엄연한 유아어이므로 중고교생 때, 늦어도 20세 무렵까지는 ‘아버지’

‘어머니’로 바꿔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아버지를 존중해도 편지 글 외에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아버님’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는다.

또 자녀가 2명 이상일 경우 한 명이 결혼을 하면 자녀들을 불러 “이제부터 형님으로

부르고 존칭을 써라”는 등의 교육을 시키는 것이 좋다.

존칭 중 ‘○○습니다’와 ‘○○하세요’를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주요한

자리나 공식적 자리, 높은 어른에게는 ‘∼습니다’로 말해야 예의에 맞다.

(도움말=국립국어연구원 전수태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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