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성향 다르면 같은 말도 다르게 듣고 해석

지지정당 발표는 모순돼도 잘 가려내지 못해

정치인이 똑같은 내용으로 연설을 해도 듣는 사람은 자기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전혀 달리 듣고 해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 위생 및 열대의과대학 마틴 맥키 교수팀은 미국 민주당 지지자, 공화당

지지자, 정치성향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당뇨병에 대한 기사를 나눠주고 연구 참여자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나타내는 반응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참여자에게 같은 내용의 기사를 보여주되 당뇨병의 원인만 달리 해 △아무

요인도 지목하지 않거나 △유전적인 요인 △개인적인 생활습관 △경제 상태와 같은

사회적 요인 등 4가지를 각각 강조하는 내용으로 했다.

실험결과 민주당 지지자와 중립적 성향인 사람은 당뇨병은 사회적 요인 때문이라는

데 뜻을 같이 했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자는 당뇨병이 사회적 요인 때문이라는 데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더구나 민주당 지지자는 당뇨확산을 막기 위해 인스턴트 식품에

판매제한 조치를 하는 등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공화당 지지자는

이 문제에 소극적이었다.

연구진은 또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결과도 언급했다.

이 연구는 민주당과 공화당지지자인 연구 참여자들에게 각당이 발표하는 완전히 상충된

메시지를 각각 들려주고 어떤 내용이 모순되는지 가려내도록 했다. 그 결과 민주당

지지자는 공화당의 모순된 발표내용은 잘 집어냈지만 민주당의 모순된 발표내용은

잘 가리지 못했다.

반대로 공화당지지자는 민주당의 모순된 발표내용은 완전히 집어냈지만 공화당의

모순된 점은 다시 잘 가리지 못했다.

연구진은 “정치인이 허공에 대고 온 힘을 다해 큰 소리로 메시지를 날려 봐야

지지하는 사람은 귀담아듣지만 반대자는 그렇지 않다”면서 “당선한 정치인은 자기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어떻게 다양하게 듣고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해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온라인판에 발표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이사이언스뉴스가 30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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