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간호사 등 1000만 명 부족 예측…AI 의료팀이 해결책 될까?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AI가 제공하는 영상 데이터를 보고 있는 의사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의사, 간호사, 조산사 등의 의료 인력이 1000여만 명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AI 의료 기술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의사가 놓치는 유방암의 작은 징후를 발견하고 치료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는 인공 지능(AI) 도구가 개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에서 테스트 중인 이 AI 도구는 11명의 여성에게서 의사가 놓친 유방암의 작은 징후를 식별해냈다.

또한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가 몇 년 후 흉터, 팔 부종 및 방사선으로 인한 심장 손상과 같은 부작용을 경험할 가능성을 계산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고위험 군으로 생각되는 환자에게는 대체 치료나 추가 지원이 제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AI 도구는 6000명 이상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학습을 통해 이런 능력을 갖췄다. 영국 레스터대 유방 외과 전문의 팀 래타이 박사는 “우리는 이 AI 도구가 의사와 환자가 방사선 치료 옵션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고 모든 환자의 부작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생성 형 인공 지능 시장을 겨냥해 연산 속도가 전작 대비 최대 30배 빨라진 그래픽 처리 장치(GPU) ‘블랙웰’을 내놓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5년 내로 인간의 수준을 능가하는 범용 인공 지능(AGI)의 시대가 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테스트하는 AI는 의사나 변호사 시험을 통과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AI는 환자 치료 및 치료 결정에 접근하는 기존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 현재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AI를 진단 서비스의 일부로 통합함으로써 의료 기관이 환자의 건강 결과를 개선하는 더 빠른 진단 및 치료 결정을 촉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새로운 AI 의료 도구는 질병의 조기 식별을 지원하고, 워크 플로(업무의 절차 및 활동을 시스템화 한 것)를 간소화하며, 의료진을 포함해 의료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의 번아웃(심신이 지친 상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재 AI 기술은 전 세계 거의 모든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효율성을 높이고 전체 운영 프로세스를 변화시키고 있다. 의료 분야도 예외는 아니며, AI는 환자 치료 및 치료 결정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총회에서 발표된 보고서(How AI can transform patient care and treatment)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 AI 시장은 2030년까지 거의 1880억 달러(약 252조 3000억원)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의료 분야는 고령화 인구의 증가하는 요구에 직면함과 동시에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거의 1000만 명의 의사, 간호사 및 조산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AI 기술의 성장은 의료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AI는 전 세계의 의료 체계가 문제를 극복하고 결과를 개선하고 치료를 강화하며 건강 형평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료 작업 시스템 간소화

그렇다면 현재 AI 기술은 의료계에 어느 정도 적용되고 있을까. 최근 몇 년 전부터 의료 선진국에서는 AI를 진단 서비스의 일부로 통합함으로써 의료 기관이 환자 결과를 개선하는 더 빠른 진단 및 진료 결정을 촉진하고 있다.

AI의 복잡한 알고리즘은 하루에 수백 개의 의료 이미지를 판독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지원을 제공하는데, X레이 및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영상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복잡하고 긴급한 사례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는 양식을 감지할 수 있다.

의료 관계자들의 번아웃 완화 및 인력 요구 사항 지원

전문가들은 “필요하지만 시간이 많이 소용되는 관리 작업은 직원의 번아웃을 유발하고 임상의가 병상에서 멀어지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런데 새로운 AI 도구는 전자 건강 기록에 대한 데이터 입력, 보험사 사전 승인 요청 제출과 같은 수동 및 반복 작업을 자동화해 번아웃을 완화하고, 직원이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AI는 직원이 일상 업무를 지원하는 것 외에도 인력 요구 사항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통적으로 간호사 인력 배치는 전화 통화, 문자 메시지 및 스프레드시트(표에 숫자나 문자 자료를 입력하고 이를 조작하여 자료를 처리하는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매우 수동적인 과정이었다. 이런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AI 분석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

질병의 조기 발견 및 환자 건강 결과 개선

미국의 경우 진단되지 않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1억 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국가 의료비용의 90%, 약 3조 7000억 달러(약 4965조 원)에 해당한다. 또한 의료 서비스 제공자가 필요한 예방적, 만성적, 급성 치료를 모두 지원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연구에서는 의사가 하루에 26.7시간을 근무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하루가 24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실천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AI 기술은 1차 진료 제공자가 할 수 있는 진료를 추가할 수 있다. AI 도구는 질병의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병을 조기에 식별해 잠재적으로 질병을 늦추거나 예방하거나 완전히 중지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해켄색 메리디안 헬스(Hackensack Meridian Health)에서는 네트워크 전반의 이해 관계자와 협력해 AI 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예측 및 감지하고 이러한 지능을 임상 작업 흐름에 포함하는 예측 의료팀을 구축했다. 예를 들어 1차 의료진이 3기 만성신장질환을 조기에 식별해 질병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AI가 작업 흐름에 통합됐다.

치료 옵션 개선 및 촉진

미국에서는 임상 시험에 들어가는 약물의 약 12%만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도입 승인을 받는다. 현재 AI 애플리케이션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잠재력이 높은 약물 후보를 신속하게 식별하고, 그 효과와 안전성을 예측하며, 설계를 최적화함으로써 비용이 많이 들고 까다로운 과정을 지원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일단 약물 등 치료법이 사용 가능해지면 효과를 최적화하고 부작용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적절한 지능이 필요하다. 이럴 때 AI 알고리즘은 유전자 정보와 의료 기록을 포함한 대규모 데이터 세트를 분석해 예측된 결과와 잠재적인 치료 반응을 고려한 치료 계획을 알려줌으로써 더 빨리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결론적으로 AI의 힘을 활용해 건강을 개선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고 단언한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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