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15년간 현지인 치료…올해의 의료·사회 봉사자는?

제33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인 김우정 헤브론의료원장(왼쪽)이 캄보디아에서 현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지난 2006년부터 무려 15년간 캄보디아에서 현지 주민들의 질병을 치료하고 의료인력을 양성해온 캄보디아 헤브론의료원의 김우정 의료원장이 ‘제33회 아산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더불어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서울특별시립 서북병원 최영아 의사에게 ‘의료봉사사상’을, 영양과 교육 인터내셔널(NEI, Nutrition & Education International) 권순영 대표에게는 ‘사회봉사상’을 전달한다.

김우정 의료원장, 캄보디아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 개선 나서

아산상 대상 수상자인 김우정 의료원장은 가톨릭대 의대 재학 시절부터 의료봉사 활동을 해왔다. 전문의 자격 취득 후인 1986년에는 의료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소아과 의원을 개원했다. 병원이 쉬는 날이면 은평천사원과 난지도에서 무료진료 활동을 했다.

2005년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캄보디아의 현지 클리닉에서 의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이듬해인 2006년 1월 운영하던 병원을 정리하고 소량의 약품과 청진기만 챙겨 캄보디아로 의료봉사를 떠났다.

캄보디아의 의료환경은 열악했다. 저소득 주민을 진료하며 현지 상황을 직접 경험한 김 의료원장은 병원 설립이 절실함을 인지하고 2007년 프놈펜 외곽 지역에 ‘헤브론병원’을 설립했다. 저소득 주민들을 무료 진료하기 위해 작은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마련한 공간으로, 헤브론은 히브리어로 ‘친구들의 마을’이란 뜻이다.

이후에는 씨엠립에 분원을 설립했고 헤브론병원을 간호대학까지 총괄하는 규모의 병원으로 성장시켰다. 의사 28명, 간호사 35명, 임상병리사 5명 등 100여 명의 직원이 헤브론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내과, 일반외과, 정형외과 등 11개 진료과와 심장센터, 안과센터 등 특화된 전문센터를 통해 연간 6만여 명을 진료하고 1000여 건의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안과센터와 같은 전문센터를 개설한 이유는 비타민A 결핍과 비위생적인 식수, 강한 자외선 등으로 실명 환자가 많은 캄보디아의 특수한 상황 때문이다.

현재까지 헤브론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44만 명이 넘고, 2만여 명은 입원 치료로 건강을 회복했다. 또한, 1200여 건의 안과 수술, 1100여 건의 암 수술, 7700여 건의 일반 수술 등이 의료 소외 계층에게 시행됐다.

또한, 병원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현재는 현지 환자의 형편에 따라 일부 유료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는 후원금 모금을 담당하는 사단법인인 ‘위드 헤브론’을 설립해 의료 장비, 건축물 투자 등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김 의료원장은 진료 봉사 외에 교육 봉사도 하고 있다. 의대 졸업 후 전공 교육을 받기 어려운 현지 상황을 고려해 2014년 3년제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을 개설, 16명을 교육했다. 캄보디아 왕립대와 연계한 간호대학도 같은 해 설립, 7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최영아 의사, 노숙인 치료 및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립 도와

제33회 아산상 의료봉사상 수상자인 최영아 의사가 진료를 보고 있다. [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최영아 의사는 의료혜택에서 소외된 노숙인들을 위해 인술을 실천하고 주거·재활을 지원한 공으로 의료봉사상을 수상하게 됐다.

최 의사는 이화여대 의대 재학 당시 무료 급식 봉사를 하며 노숙인들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내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뒤 국공립병원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당시 노숙인 환자를 위한 공공의료 서비스가 거의 없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던 민간 자선병원을 택했다.

노숙인들의 치료를 돕는 무료병원인 다일천사병원, 요셉의원, 다시서기의원, 도티기념병원에서 20여 년간 근무해온 것. 2017년 도티기념병원이 문을 닫은 뒤에는 서울특별시립 서북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노숙인과 취약계층 돌봄을 이어오고 있다.

노숙인들은 정해진 주거지 없이 잦은 입·퇴원을 반복하고, 입원 시 의료진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등의 문제를 일으켰지만 최 의사는 환자 차별 없이 의료봉사에 매진해왔다.

또한, 노숙인들의 건강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의료 지원과 더불어 거주지 지원과 직업상담을 통한 자립 기회 제공이 중요하다고 판단, 2009년에는 여성 노숙인 쉼터인 ‘마더하우스’, 2016년에는 취약계층의 재활과 회복을 돕는 사단법인인 ‘희망나눔 네트워크’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직접 진료한 노숙인들의 주요 질병들을 분석해 노숙인들의 진료와 재활, 사회복귀를 위한 지원 정책과 사회적 해결 방안도 제시해왔다.

권순영 대표, 콩 재배로 아프카니스탄 기아 해소 나서

제33회 아산상 사회봉사상 권순영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아프가니스탄 콩 농장에서 현지 농부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아산사회복지재단]
사회봉사상 수상자는 아프가니스탄 기아 해소를 위해 콩 재배와 콩 가공산업 육성에 나선 권순영 대표다.

권 대표는 고려대 농예화학과 졸업 후 미국에서 식품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다국적 식품회사인 네슬레에서 의료 및 식품영양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또한, 2003년에는 언론을 통해 영양실조로 고통 받는 아프가니스탄 여성과 아동들의 현실을 목격, 이후 비영리단체인 ‘영양과 교육 인터내셔널(NEI, Nutrition & Education International)’을 설립했다. 기아 해소의 실마리가 풍부한 단백질 공급원인 콩에 있다고 보고, 콩 생산과 가공산업 육성에 나선 것.

아프가니스탄은 당시 콩 식문화가 없었기 때문에, 권 대표는 콩 재배로 아프가니스탄 기아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2003년 NEI를 설립하고 2004년부터 미국에서 수입한 콩 6종을 아프카니스탄 12개 지역에 시범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아프가니스탄 농업부의 지원으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의 동력을 얻었다.

이후 권 대표는 콩 재배와 종자 개발, 콩 가공산업 육성, 콩 식문화 교육과 홍보, 콩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지속가능한’ 콩 산업을 창출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빈곤지역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과 자립 지원 사업 등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탈레반의 장악으로 정세가 불안한 현재도 아프가니스탄 난민촌 무료 급식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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