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90호 (2021-09-20일자)

코로나19 위기 속,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오려면

추석 연휴 둘째 날인 19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복을 곱게 입은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귀성열차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가을 저녁’이란 뜻의 아름다운 명절 이름을 가진 나라가 있을까요? 가운데를 뜻하는 ‘가위’의 이두 표기인 가배(嘉俳)나 큰 가운뎃날이란 뜻의 ‘한가위,’ 가을의 가운데 절기란 뜻의 ‘중추절’도 좋지만, 저는 서정적이고 담백한 추석이란 이름이 더 좋습니다.

그러나 이번 추석도 서정을 느끼기 힘든 명절인 듯합니다. 추석 연휴 둘째 날인 19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910명으로 주말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19일 오후6시까지는 1335명이 집계됐지만, 연휴에 검사 건수가 줄어서인 것으로 보여 결코 안심할 수 없겠지요.

합리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 헷갈리는 코로나19 방역규칙이 지켜질까 은근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 집안에서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14일이 지난 사람 4명을 포함해서 8명까지 모일 수 있는데, 대체로 60대 이상이 ‘백신 완료’에 해당하므로 온 가족이 모이는 것은 사실상 어렵습니다.

친척을 방문할 때에도 이 원칙에 따라 집에 몇 명이 있는지, 접종 완료한 사람은 몇 명 있는지 물어봐야 합니다. 가족이 외식을 할 때에는 다시 방문 장소마다 따져야 하고, 무엇보다 실내보다 더 안전한 실외에서 성묘하러 갈 때에도 또 다시 수를 헤아려야 합니다. 어쨌든, 너무 헷갈려서 누군가 고집을 부리면 원칙을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어 갈등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벌써 곳곳에서 집단감염 소식이 들리므로, 세계에서 가장 규범적인 우리 국민 대부분은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겠지요.

다만, 사람은 자신에게 조심하느라 스트레스를 받거나 극도로 피로할 작은 말에도 상처를 받고, 폭발할 수 있으므로 서로서로 조심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TV에서는 명절 즐거운 가족모습만 보이지만, 그런 가족은 드물다고 합니다.

정신건강의학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무의식에 자아가 억압한 부분을 남겨두는데, 이런 부분이 명절에 우연한 기회에 자극받아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이런 요소들은 어릴 적 가족 관계에서 형성되는데, 가족에 의해 자극받으면 억압된 요소가 변형돼 의식의 세계로 올라오면서 자신이 제어할 수 없는 방향으로 반응하기 십상이라는 설명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남에게는 반격이나 관계를 의식해서 조심하지만, 가족은 무의식적으로 내편으로 믿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다 표현해도 된다고 생각해서 상대방의 무의식을 건드리곤 합니다.

또, 사람의 성격유형에 따라 그냥 넘어갈 일도 다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상대방의 성격을 바꿀 수는 없으므로 이를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박수는 두 손이 부딪혀야 나니까요. 남성은 나이를 먹을수록 성호르몬 비율이 바뀌면서 예전에는 괜찮던 말에도 상처를 받을 수도 있으므로 이런 점도 염두에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 명절, 코로나19도 조심하시고, 마음도 더 푼푼해지시기를 빕니다. 내년 초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정견을 고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가족이 싫은 이야기를 할 때에는 그 사정을 보면서 넘기시기를 빕니다. 어떨 때에는 가족도 남이라고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말하면 갈등의 소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가족의 건강을 살피시고, 자기 얘기 주장하기보다 상대방 얘기를 경청하시고, 서로서로 감사함을 표현하는 명절이 되기를 빕니다. 가을의 저녁, 가슴이 포근해져서 서로 따뜻하게 헤어지는 명절이 되기를….


[핫 닥터]망막질환 맞춤형 치료 소망하는 의사

 

이 주의 핫 닥터는 세브란스 안과병원 변석호 교수(50)입니다. 변 교수는 다른 대학병원의 뛰어난 의사들에 비해 자신의 장점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지만, 스승 권오웅 교수와 함께 망막질환 치료법이 급성장하는데 기여해온 의사입니다. 검사장비 OCT의 활용법에 대해 세계적 성과를 냈으며, 최근에는 유전자 치료법과 함께, 미니 인공망막을 만들어 맞춤형 연구 및 치료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변석호 교수의 삶과 소망 보기


오늘의 음악

첫 곡은 1977년 오늘 태어난 일본 가수 아무로 나미에의 ‘All for you’입니다. 아무로는 아이를 못 낳는다고 쫓겨난 외할머니가 허드렛일을 하던 미군부대에서 병사에게 겁탈당해서 낳은 어머니 역시 결혼 후 버림받은 집안에서 힘들게 자랐습니다. 친구 따라 연예인학원에 갔다가 자신의 스타성을 알아본 원장 덕분에 삶이 바뀝니다. 20세 때 15세 연상의 가수와 결혼했다가 이혼했고, 어머니가 살해돼 큰 아픔을 겪었지만 이를 극복했던 일본 대중문화의 전설이지요. 41세에 은퇴공연을 해 일본을 놀라게 하기도 했지요. 이어서, 1908년 세상을 떠난 파블로 데 사라사테의 ‘Zigeunerweisen(집시의 노래)’을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과 사라 장의 협연으로 준비했습니다.

  • All for You – 아무로 나미에 [듣기]
  • Zigeunerweisen – 장영주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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