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건강 복병, 과잉수면의 ‘악순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잠이 잘 안 와도 걱정, 잠이 너무 많아도 걱정이다. 과잉수면은 건강 전선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복병 가운데 하나다.

적절한 수면은 여러모로 건강에 이롭다. 그러나 지나친 수면은 많은 건강 상 위험과 관련이 있고 기저질환을 앓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NHLBI)에 의하면 수면은 정신·신체 건강, 삶의 질 및 전반적인 안전에 매우 중요하다. 적절한 수면은 기분을 좋게 하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하게 하고, 학습 효과의 향상과 심혈관의 자기 회복, 공복 시 호르몬의 건강한 균형 촉진 및 면역 체계의 강화 등에 큰 도움이 된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일 밤 7~9시간 동안 잠자면 된다. 물론 적정 수면 시간은 개인의 나이, 활동 수준,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수면재단은 하루 9시간이 넘게 잠을 자는 것을 과잉수면으로 규정하고 있다.

약 8%는 과잉수면···10시간 잠자면 일찍 죽을 위험 30%↑

사람들은 한 주 내내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들게 일한 뒤나 숨가쁜 주말 출장을 마치고 회복할 때, 감기에 걸렸을 때에도 과잉수면을 취할 수 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턴 캠퍼스의 메디컬센터 신경과 사피아 칸 조교수(가족·지역사회 의학)는 “이런 경우의 과잉수면은 정상”이라며  “부족한 잠을 보충하기 위해 늦게 일어나는 것을 회복 수면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그러나 습관적으로 잠을 9시간 넘게 자는 과잉수면은 일반적으로 기저질환을 동반한 수면장애이거나 다른 질병이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과잉수면의 원인으로는 약물의 영향 또는 의학적, 정신의학적 및 신경학적 장애 등이 꼽힌다. 수면재단과 ‘존스홉킨스 메디슨(Johns Hopkins Medicine)’에 따르면 과잉수면은 비만, 심혈관 질환, 당뇨병, 하지불안증후군, 이 갈기 또는 이 악물기, 만성 통증, 각종 수면장애(수면 무호흡증, 불면증, 기면증), 갑상선 기능저하증, 우울증 또는 불안 등 기저질환과 함께 발생한다.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된 연구 결과를 보면, 21개국 성인 11만 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하루에 6~8시간(낮잠 포함) 넘게 잠을 많이 자면 심장질환으로 숨질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국 맨체스터대 등의 공동 연구 결과 10시간 잠자는 사람들은 8시간 잠자는 사람들보다 일찍 죽을 위험이 30%나 더 높았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질 위험은 49%, 뇌졸중 등 발작으로 숨질 위험은 56% 각각 더 높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관상동맥질환에 걸릴 위험이 44% 증가했다.

지극히 정상적인 과잉수면자도 2%, 너무 피로하고 증상 심하면 병원에

최근 ‘신경학회보(Annals of Neurology)’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2만 명의 참가자 중 8.4%가 하루 9시간이 넘는 과잉수면을 호소했다. 또 기분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잠을 적게 자는 사람들에 비해 과잉수면할 확률이 3~12배 더 높고, 삶의 질이 나쁘다고 호소할 확률이 2~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칸 교수는 과잉수면이 졸음 과다(또는 지나친 주간 졸림), 수면위상 지연 증후군, 호르몬 균형의 비정상, 파킨슨병 또는 치매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대형 의료서비스 그룹인 카이저병원(Kaiser Permanente)의 호흡기내과장 샤논 마케카우 박사(수면의학)는 인구의 약 2%는 하루 10~12시간의 잠을 자연적으로, 규칙적으로 자야 하는 ‘장시간 수면자(long sleepers)’라고 밝혔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과잉수면이 정상이므로, 하루 7~9시간만 자라고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고, 일종의 ‘수면 부채(sleep debt)’를 빚을 수 있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과잉수면은 위험한 복병이다. 졸음, 두통, 에너지 감소 및 기분 변화 등 낮 시간의 피로 증상을 동반한다. 특히 면역 기능 저하, 피로 증가 및 에너지 감소, 스트레스 반응의 변화, 심장병, 당뇨병, 비만 등 만성 질환의 발병 위험의 증가, 사망 위험 증가 등 심각한 결과를 빚을 수 있다. 이른바 ‘과잉수면의 악순환’ 덫에 걸리는 것이다.

따라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이에 적극 대처해 정상 수면을 회복해야 한다고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제안했다. 즉 아침 잠에서 깨어난 뒤 조금 더 늦잠을 자기 위해 누르는 타이머 버튼(스누즈 버튼) 피하기,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주말 포함), 잠에서 깬 뒤 자연광 쐬기 등을 권했다. 그래도 과잉수면이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게 좋다.

이 내용은 미국 건강매체 ‘에브리데이 헬스 닷컴’ 등이 소개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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