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졸려…한낮 피로의 원인은?

[사진=Tatiana_Stulbo/gettyimagesbank]
“수면이 짧을수록, 삶도 짧아진다.”

이는 UC 버클리 수면과학자 매튜 워커가 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한 말이다.

그 만큼 양질의 수면은 건강과 깊은 연관이 있다. 하지만 잠이 중요한 걸 알면서도, 잠들기 어렵거나 자는 도중 수시로 깨는 등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엔 정신 건강 문제와 신체적인 건강 문제가 모두 관여한다. 또, 실제론 수면 상태가 정상임에도 피곤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불안증, 강박장애(OCD),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ADHD), 심리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조현병 등의 정신건강 문제는 전부 수면장애와 연관성을 보인다. 어렸을 때 받은 스트레스가 훨씬 이후 불면증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영국 런던대가 진행한 연구에서 어린 시절 가정불화가 잦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성인이 된 이후 불면증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상관성이 확인됐다.

정신건강뿐 아니라 신체건강도 수면과 연관이 깊다. 잠이 부족한 사람은 비만, 제2형 당뇨, 심장질환 등의 위험률이 높아진다. 수면 부족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기보다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신체건강에 해를 가한다. 가령 잠이 부족한 사람은 칼로리가 높고 설탕과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식습관이 비만 등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문제는 잠이 부족하면 식습관이 나빠지고, 나빠진 식습관은 위장을 불편하게 만들어 수면의 질을 더욱 떨어뜨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는 점이다.

하지만 간혹 수면시간이 적정 수면시간에 훨씬 못 미치고, 임상적 진단에 의해 엄밀히 따지면 불면증에 해당하지만, 큰 피로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마다 수면이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반대로 사실상은 수면의 양질이 크게 나쁘지 않은데 자신을 불면증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적당히 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피로도가 매우 크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불면증 아이덴티티(insomnia identity)’라는 현상 때문이다.

미국 알라바마대학의 2017년 연구를 보면 자신이 불면증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의 37%는 사실상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자신의 수면 상태를 불면증이라 정의하고, 잠에 대해 걱정하면서 오히려 장기적인 측면에서 불면증을 일으키는 경향도 보였다. 이처럼 잠에 대한 걱정으로 불면증이 발생하는 것이 불면증 아이덴티티다.

만약 특정 신체질환이 수면을 방해하고 있다면 기저질환에 대한 치료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정신건강에 이슈가 있는 사람 역시 심리요법 등의 치료로 수면의 질을 향상시켜나갈 수 있다. 이러한 건강상 이슈가 없는 사람은 빨리 잠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습관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하루 피로도를 줄이는 방법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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