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놓치기 쉬운 위험한 눈병…노안 아닙니다

[사진=ARZTSAMUI/shutterstock]

중년에 접어들면 노안이 나타난다. 눈에 이상이 없어도 가까운 곳의 작은 글자를 보기 어려워진다.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도 생길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벌써 노안?”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에는 위험한 병이 숨어있을 수 있다. 심하면 실명까지 유발하는 황반변성이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중년 주부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황반변성 환자들 중 상당수는 노안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아 치료를 어렵게 한다. 노안은 돋보기 등 안경착용으로 충분히 교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황반변성은 약물이나 광역학치료, 유리체강내 주사, 수술 등을 통해 꾸준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흔한 노안으로 알고 방치하다 늦게 치료에 나서면 망막 신경 손상이 많이 진행돼 치료 후에도 시력이 원상 회복되기 어려울 수 있다.

황반변성은 건성(비삼출성)과 습성(삼출성)으로 나뉜다. 이 중 실명을 유발하는 것은 대부분 습성 황반변성이다. 발병 후 빠르면 수개월 안에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자신에게 눈병이 있는지도 몰랐던 많은 환자들이 진단 후 2년 내에 실명에 이르게 된다. 습성 황반변성은 시력 예후가 매우 나빠서 65세 이상 인구에서 실명의 빈도가 가장 높은 질환이다. 전체 황반변성의 80-90%인 건성 황반변성 역시 습성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황반은 눈의 안쪽 망막의 중심에 위치한 신경조직이다. 시세포의 대부분이 이곳에 모여 있고, 물체의 상이 맺히는 부위이기 때문에 시력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급증하는 환자 수에 비해 황반변성 인지율은 매우 낮다는 점이다.  황반변성 진료 환자는 2013년 9만 9305 명에서 2017년 16만 4818명(건강보험심사평원 자료)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대한안과학회의 조사 결과 질환 인지율은 3.5%에 머물고 있다. 많은 환자들이 황반변성인 줄도 모르고 지내고 있다는 것이다.

황반변성은 몸 상태가 좋지 못하면 증상이 나타나다가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시력이 회복돼 환자 스스로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황반변성의 증상은 노안처럼 가까운 곳뿐만 아니라, 먼 곳을 보는 것에도 문제가 생긴다. 특히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직선이 휘어보이고 중심이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욕실의 타일, 건물의 선이 물결치듯 굽어 보이는 이상 시각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황반변성의 위험인자는 나이, 튀긴 음식, 패스트푸드 등 고지방-고열량 위주 식습관, 스트레스, 비만, 고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심혈관계 질환, 유전 및 가족력 등이다. 특히 흡연은 황반변성 위험성을 최대 5배 정도 증가시키기 때문에 금연은 필수이다.

황반변성은 노인들에게만 생기는 병이 아니다. 40대 중반, 늦어도 50세가 넘으면 최소 1년에 한 번씩은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항산화 식품과 루테인 섭취가 부족한 사람은 황반변성 위험이 2배 가량 높기 때문에 채소, 과일을 자주 먹는 게 좋다.

박운철 서울대학교병원 교수(안과)는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단되면 정기적으로 눈에 항체주사를 맞아 혈관이 새로 자라나는 걸 막아야 한다”면서 “건성인 환자도 습성으로 변형될 수 있기 때문에 금연과 함께 자외선을 피하고 항산화영양제를 복용해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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