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 진단 기기 신속 트랙 도입 앞두고 業-醫 입장차 여전

[사진=Evgeniy Kalinovskiy/shutterstock]
오는 2019년부터 체외 진단 의료 기기에 대한 신의료 기술 평가에 사후 평가 방침이 적용될 예정인 가운데 산업계와 의료계가 규제 완화에 대한 선명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12일 국회 도서관에서 ‘체외 진단 검사 의료 기기 신의료 기술 평가 면제 문제 없나’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7월 정부는 ‘혁신 성장 확산을 위한 의료 기기 분야 규제 혁신 및 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하고 “안전성 우려가 적은 체외 진단 검사 기기에 대한 신의료 기술 평가를 ‘선(先) 진입 후(後) 평가’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선진입-후평가 방식이 도입되면 체외 진단 기기의 시장 진입 기간이 기존 390일에서 최대 80일 이내로 대폭 단축된다”고 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심사 체계를 간소화하고 시장 진입 안정성을 높여달라는 업계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다.

業 “체외 진단 기기 안전성 평가, 식약처 심사가 핵심”

이정은 수젠텍 부사장(체외진단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체외 진단 기기에 대한 신의료 기술 평가는 명백한 이중 규제”라고 주장했다. 이 부사장은 “의료 기기와 달리 의약품에는 대부분 신의료 기술 평가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현행 의료 기기 시장 진입 절차는 ▲ 식약처의 의료 기기 허가 심사 ▲ 심평원의 기존 기술, 신기술 여부 확인 ▲ (신기술인 경우) 보의연의 신의료 기술 평가 ▲ 심평원의 보험 급여 등재 평가 순으로 이뤄진다. 이정은 부사장은 “체외 진단 검사의 안전성, 유효성 평가 핵심은 식약처의 의료 기기 허가 심사”라며 보의연의 신의료 기술 평가를 이중 규제로 보았다.

산업계는 국내외에 출판된 연구 문헌을 중심으로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는 보의연의 평가 방침이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정은 부사장은 “체외 진단 기기는 대부분 이미 정립된 바이오마커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새로운 과학적 발견에 집중하는 유수 저널에 논문 출판을 하기 어렵다”라며 “글로벌 기업과 달리 해외 유수 논문 출판 인프라가 열악한 국내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醫 “기기 안전성과 임상적 효과는 엄연히 달라”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식약처 심사와 보의연 신의료 기술 평가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라며 산업계의 ‘이중 규제’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전진한 국장은 “환자가 먹는 즉시 임상적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의약품과 달리 의료 기기는 기기 자체의 안전성과 의료 행위 자체의 안전성을 별도로 평가한다”라며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선진국은 1990년대부터 이원화된 평가 체계를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진한 국장은 “지난 3년간 신의료 기술 평가를 진행한 체외 진단 검사 기기 229건 중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아 시장 진입이 실패한 건수는 약 34%에 달한다”고 했다. 전 국장은 “이번 규제 완화 정책은 임상적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의료 기기를 시장에 들여놓고 국민건강보험까지 적용해주는 것”이라며 “오진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류현미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체외 진단 기기 분야가 또 다른 의료 마케팅의 영역이 될까 우려된다”고 했다. 류 교수는 “진단의학과 전문의가 영업 사원의 말을 듣고 여러 기기를 써보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그 책임은 의사에게,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류현미 교수는 “정부가 선진입 후평가 방침을 추진하고자 한다면 검사 결과를 끝까지 추적할 수 있고 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된 2, 3차 의료 기관에 먼저 시범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미선 기자 twiligh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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