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이 유포한 몰카” 경찰 대응만 달랐어도…

[사진=VLADYSLAV DANILIN/shutterstock]

시대가 변하면서 성범죄도 디지털화됐다. ‘몰카’, ‘국산 야동’, ‘리벤지 포르노’, ‘몸캠 피싱’…모두 피해자가 가해자가 존재하는 디지털 성범죄다.

디지털 성범죄는 크게 여섯 가지로 나뉜다. 불법 촬영 및 불법 촬영물의 동의 없는 유포, ‘리벤지 포르노’로 불리는 성적 촬영물의 동의 없는 유포, 성적 합성물을 말하는 지인 능욕 범죄, 자기의 성적 촬영물의 비동의 전송, 음란물 제작 및 유통, 아동·청소년 음란물의 제작·소지·유통 등이다.

불법 촬영물은 빠르고 넓게 전파되어 인터넷상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된다. 게다가 지속해서 다운로드 및 업로드가 가능해 근본적인 삭제가 어렵다. 피해자가 가장 원하는 해당 영상의 영구적인 삭제가 거의 불가능해 피해자의 인격과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범죄다.

하지만 불법 촬영물을 동의 없이 유포한 가해자 수사는 결코 쉽지 않다. 가해자로 추정될 수 있는 피의자가 유포의 고의 또는 증거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다면, 이를 반박할 물증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렵게 검거한 촬영자 또는 유포자도 처벌이 어렵거나, 너무 가볍다는 지적은 꾸준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 접수된 피해 사례를 보자. 동의 없이 촬영된 성적 촬영물이 피해자의 신상 정보와 함께 인터넷에 유포됐다. 용의자는 전 남자친구 한 명으로 특정되어 있었다. 피해자는 피해 사실에 대한 증거를 모두 수집해 놓은 상태로 고소했고, 추가 유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구속 수사와 주거지 압수 수색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협조하지 않았고, 가해자는 벌금형 처분을 받았다. 그 후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은 가해자는 원본 영상을 2차로 유포했다. 피해자는 구속 수사와 압수 수색 후 원본 영상을 삭제했더라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달라질까

지난 27일 청와대 국민 청원 답변에는 민갑룡 경찰청장이 나왔다.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특별 수사’ 청원에 답변하기 위해서다. 민 청장은 “그동안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수사당국의 수사 관행이 느슨하고 처벌이 강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수사 체계를 정비하고 수사관 교육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음란사이트 주요 수입원인 배너 광고 수사를 통해 운영자·가담자를 색출하여 속속 검거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8월 13일 경찰청은 사이버안전국장을 단장으로 수사, 단속, 피해자 보호 등 관련 기능을 종합적으로 운영하는 특별수사단을 설치했다. 또한, 17개 지방청과 254개 경찰서에도 이에 준해 설치하여, 불법 촬영자, 불법 촬영물 유포 및 재유포자, 불법 촬영 관련 갈취·편취 행위자,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는 플랫폼, 이들과 유착된 카르텔 등에 대해 수사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디지털 성범죄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국제 공조에 대해서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불법 음란물 사이트의 90% 이상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법률과 해외 법률간 상이성 등 불법 촬영물의 수사 및 삭제에 한계가 있어 국제 공조가 필수적이다.

민 청장은 8월 말 열린 ‘국제 사이버 범죄 대응 심포지엄’을 통해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구체적인 공조 수사 방안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음란물 사이트에 서버를 제공하고 있는 외국회사의 협조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앞으로 해외 사이트라서 수사가 안 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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