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왜 다이어트의 적인가?

[다이어트 절대 비법 ③] 숙면이 답이다

“스마트폰도 다이어트의 적입니다.” 가끔씩 지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무슨 소린가 싶어서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정말로 스마트폰은 다이어트의 적이다.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뉴스나 메시지를 확인하다 자는 사람이 많다. 그들 대부분은 그날 잠을 설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잠들려면 몸에서 멜라토닌 호르몬이 나와야 한다. 멜라토닌은 어두운 상태에서 만들어진다. 그런데 빛이 멜라토닌 생성을 방해하면 깊이 잠들기 힘들다. 밤에 깜빡 하고 불을 켜놓고 자면 하루 종일 온몸이 찌뿌둥한 것도 바로 멜라토닌 생성이 방해되어 깊은 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TV 등의 LED(발광다이오드) 인공조명이 문제인 것도 이 대목이다. LED에서 나오는 짧은 파장의 청색광(blue light)은 동틀 때의 햇빛과 유사하다.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의 LED 빛에 반응한 우리 뇌는 한밤중을 아침이라고 착각한다. 그 결과 몸속에서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돼 우리는 불면의 밤을 보낸다.

그런데 잠 못 자는 일이 다이어트와 무슨 상관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관계를 쉽게 알 수 있다. 아침을 먹고도 회사에 출근해서 서너 시간 지나면 금세 배가 고프다. 점심을 먹고 두세 시간이 지나면 배가 출출해 오후 간식을 먹는 일이 다반사다. 또 두세 시간이 지나면 저녁을 먹는다.

이렇게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우리는 수시로 배가 고프다. 허기가 질 때 나오는 그렐린(ghrelin) 호르몬이 끊임없이 식욕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고 있을 때는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leptin) 호르몬이 나온다. 일곱 시간 이상 자는 동안 배가 고파 뒤척이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자는 동안에도 뇌는 끊임없이 낮에 접수한 정보를 정리하는 등 쉬지 않고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숙면을 취하는 동안 이런 뇌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가 지방 대사를 통해서 공급된다. 잠을 잘 자는 것만으로도 몸속 지방을 태우는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 그런데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이 과정이 엉켜서 엉망이 된다.

잦은 야근이나 늦은 술자리 때문에 계속해서 잠이 부족하거나, 스마트폰 청색광을 비롯한 여러 이유 탓에 수면의 질이 좋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렐린 호르몬과 렙틴 호르몬의 대사 균형이 깨진다. 2004년 연구 결과(Brief communication : Sleep curtailment in healthy young men is associated with decreased leptin levels, elevated ghrelin levels, and increased hunger and appetite)를 보면, 수면 부족이 반복되면 낮에 깨어 있을 때 렙틴 수치가 평소보다 18% 정도 떨어지고, 그렐린은 28% 정도 높아진다.

그 결과는 파국적이다. 수시로 야식의 유혹에 넘어간다. 심한 경우에는 자다가 배가 고파서 깬다. 야근이 잦거나 낮밤이 바뀐 직업을 가진 이가 살이 찌는 이유는 야식을 먹어서가 아니다. 바로 그렐린(식욕 자극 호르몬)과 렙틴(식욕 억제 호르몬)의 대사 균형이 깨지면서 몸이 꼭 필요하지 않은 야식을 원하는 것이다. 불면증 환자가 살이 찌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고의 비만 명의 박용우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최근에 펴낸 ‘지방 대사 켜는 스위치온 다이어트'(루미너스 펴냄)에서 이렇게 당부한다.

“체중 감량을 하려면 낮-밤 주기가 규칙적어야 한다. 수면-각성 주기와 단식-섭식 주기가 일치해야 한다. 또 12시간의 공복 상태는 햇빛이 없는 밤 시간에 이루어져야 한다. 적어도 밤 12~4시에는 수면 상태로 있어야 생체 리듬을 잘 유지할 수 있다. (…) 나는 진료실에서 만나는 비만 환자에게 하루 6시간 이상의 수면을 강조한다.”

실패하지 않는 다이어트의 두 번째 절대 비법은 ‘숙면’이다.

[사진= Billion Photos/shutterstock]

강양구 기자 tyi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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