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 정말 치매 예방 효과 있나요?”

“자기 할 일을 정해주세요. 매일 하던 일, 취미 생활을 유지해주세요.”

가톨릭의대 여의도 성모병원 나해란 교수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 간단한 일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약을 챙겨 먹는 것부터 말이다. 특별한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하루에 몇 번 먹어야 하는지, 몇 시에 먹어야 하는지, 몇 알을 먹어야 하는지 등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4월 2일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4층 강당에서 ‘제1회 치매 예방 및 관리캠페인’이 열렸다. 치매인지장애센터의 임현국 센터장과 나해란 교수가 강단에 섰다.

다음은 본 캠페인의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 가장 무서운 병이 치매다. 치매라고 하면 ‘자식도 못 알아본다’ 정도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다른 증상은 뭐가 있나.

“기억력 감퇴가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중에서도 최근의 기억을 잊는 것이 치매다. 오래된 기억들은 비교적 잘 기억하는 편이다. ‘깜빡깜빡’하는 문제가 점점 심해지고, 자주 화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해지면 망상도 생긴다.”

– 그런데 원래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치매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다른 어떤 것도 아닌 ‘나이’다. 85세가 넘어가면 유전자가 깨끗하고 뇌가 건강해도 기억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치매는 노화로 진행되는 자연스러운 기억력 감퇴 과정에서 그 정도가 심한 것이다.”

“노화로 인한 기억력 감퇴는 새로운 것을 기억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저장된 기억을 꺼내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반면 치매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무엇보다 익숙한 활동과 장소가 헷갈리게 된다. 매일 산책하는 동네에서 길을 잃거나, 집 비밀번호 누르는 법을 잊는 등 매일 일상생활에서 하던 행위가 어렵게 된다.”

– 치매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 ‘나이’라고는 하지만 나이가 든다고 다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위험 인자들이 무엇이 있나.

“유전, 운동 부족, 고지방 고열량 식사,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우울증 등 만성 질환, 불면증, 수면제, 항콜린성 약물 등이 대표적인 치매의 위험인자다. 이러한 위험인자가 베타 아밀로이드를 침착시켜 타우 단백질이 쌓이게 되면서 신경이 퇴화한다.”

– 아마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치매도 유전이 되나요?”일 것이라 생각한다.

“치매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원발성이 95%, 가족성이 5% 정도다. 원발성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후 많은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은 40~50세에 발병하는 경향이 있다. 가족력이 없는 경우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은 약 15% 정도다. 현재 병원에서 보험이 적용되는 아포(APOE)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다. 이 아포 유전자 4형(APOE4)가 1개 있으면 30%, 2개 있으면 80% 정도의 확률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고 볼 수 있다.”

– 현재 시중에 치매치료제라고 나와 있는 약들이 많은데, 정말 치매는 치료가 가능한 건가?

“현재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약물은 도네페질, 리바스티그인, 갈란타민, 메만틴으로, 치매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으나 질환의 근본적인 진행을 막지는 못한다. 안타깝게도 치매는 현재 치료 방법이 없다. 그래서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 예방 방법은 무엇이 있나.

“인지 훈련, 수면, 식사, 운동. 이 네 가지 키워드가 있다. 뇌를 단련시키고, 열심히 운동하고, 잘 먹고 잘 자야 한다는 것.”

– 고스톱이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는 속설이 있는데

“고스톱은 일종의 두뇌 게임, 인지 훈련이다. 인지 훈련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하기 어렵다. 정상인 대상으로 고스톱 등의 두뇌 게임을 시행했을 때는 수행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것이 경도인지장애(치매의 전 단계)에서 치매로의 이행을 막을 수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 뇌 건강을 위해 오메가3나 비타민E 등을 챙겨 먹는 사람도 많다.

“오메가3는 경도인지장애에서는 경도의 효과가 있었으나 알츠하이머병에는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있었다. 비타민E 또한 경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는 19%가량의 ‘증상 악화 방지’ 역할 정도를 했을 뿐이다. 예방 효과를 한다고 보기 어렵다.”

– 그럼 어떤 게 치매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가.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다양한 임상시험 결과 꾸준한 운동은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40% 정도 감소시킨다고 입증됐다. 운동은 중등도의 강도’로 일주일에 5회, 한 번 할 때 30분 이상을 권한다. 여기서 ‘중등도 강도의 운동’이란 땀이 막 나려고 하는 정도의 운동이라고 보면 된다. 간혹 매일 동네를 슬슬 걷는다고 ‘나는 매일 운동하고 있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슬슬 마실 나가는 저강도의 운동은 크게 도움 되지 않는다.”

– 무릎이 아파서 운동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을 것 같다.

“나이가 드시면서 무릎이 약해져 걷기 운동 등이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럴 땐 가벼운 아령 등으로 근력 운동을 추천한다. 유산소 운동이 아니더라도 숨이 찰 듯 말 듯 한, 중등도 강도 근력운동도 효과가 있다.”

– 오늘 많은 분이 참석해주셔서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다.

“어르신들이 많이 와주셨다. 치매는 현재 심장병, 암, 뇌졸중에 이어 4대 주요 사인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질환이다. 오늘 같은 치매 예방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니, 많은 분이 오셔서 치매에 대해 알아가셨으면 좋겠다.”

[사진=가톨릭의대 여의도 성모병원 제공]

연희진 기자 miro22@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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