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외심, 모순된 두 감정 포괄한다

경외심은 불가항력적이고 압도적인 상황에 휩싸일 때 떠오르는 감정이다. 사람은 가슴이 벅찰 정도로 격한 심리상태에 접어들 때 공손한 마음이 샘솟는다. 이 같은 감정을 연구자들은 주로 긍정적인 관점에서 해석해왔다. 그런데 최근 이 감정의 어두운 측면에 주목한 새로운 관점의 논문이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가 성격&사회심리학(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저널에 발표한 이번 논문은 ‘위협적인 경외심’을 다뤘다. 위협적인 경외심은 경이로운 감정과 두려운 감정이 동시에 강렬하게 나타나는 상태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거대한 폭풍우, 광활한 우주, 베트남 전쟁 참상처럼 강한 자극을 유발하는 영상에 노출시킨 뒤 어떤 심리반응이 나타나는지 살폈다.

실험참가자들의 피부 전도 반응과 심박동수도 측정했다. 그 결과, 위협적인 경외심을 느낄 때 부정적인 감정 상태와 연관이 있는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는 점이 관찰됐다.

이번 데이터는 경외심이 긍정적인 감정뿐 아니라 무기력하고 두려운 감정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란 사실을 제안한다. 우주의 광활함에 비추어 자기 자신이 매우 작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위협적인 경외심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촉발한다는 것이다.

이전 연구들은 경외심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킨다는 관점이 주를 이뤘다면, 600명이 넘는 실험참가자들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상반된 결론을 내린 것이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소용돌이치는 회오리바람처럼 불길한 장면을 볼 때 일어나는 위협적인 경외심은 부정적인 감정 수치를 높이고 긍정적인 감정 수치는 떨어뜨린다는 결론이다.

즉 경외심은 전혀 다른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극단적인 행복감과 극단적인 두려움을 포괄하는 매우 모순적이고 독특한 감정이란 것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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