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 헤르페스 성병 예방에도 도움”(연구)

 

에스트라디올 성분의 피임약이 헤르페스 성병 예방에 도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에스트라디올은 여성에게서 분비되는 성 호르몬 중 하나로, 생리주기에 따라 분비되며 경구피임약의 원료로 쓰이기도 한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 연구팀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하나인 2형 단순포진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type2)에 감염된 실험용 쥐를 통해 에스트라디올이 체내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헤르페스는 감염 부위에 따라 피부의 병적인 변화나 뇌염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 감염증이다. 1형과 2형 단순포진 바이러스로 나뉘는데, 1형은 피로, 극심한 스트레스 등에 의해 발병되는 반면, 2형 바이러스는 주로 성적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억3천만 여명의 사람이 2형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으며 여성에게서 더 높은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난소가 제거된 실험용 암컷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에는 에스트라디올을 분비하는 작은 덩어리를 심었으며, 두 번째 그룹은 그대로 둔 채 2회에 걸쳐 2형 단순포진 바이러스 백신을 맞았다. 그 다음, 모든 쥐에게 고농도의 바이러스를 투여한 후 반응을 살폈다. 조사 결과, 첫 번째 그룹의 쥐들은 두 번째 그룹보다 헤르페스 증상이 덜 발견됐으며, 대부분 생존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에스트라디올의 작용 원리를 분자생물학적 분석으로 밝혀냈다. 해당 연구를 이끈 차루 카오식 교수는 “에스트라디올이 여성의 질 내에서 면역세포 중 하나인 수지상세포를 활성화시킨다”며 “이 과정에서 면역기능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T 면역세포를 작동시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에스트라디올이 신체 면역계를 증강시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인간에게서도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 밝혀지면, 성매개 감염바이러스인 2형 단순포진바이러스(HSV-2)나 1형 에이즈바이러스(HIV-1) 감염 위험이 높은 아프리카 등에서 예방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에스트라디올 성분의 피임약으로 시중에 시판되는 제품은 바이엘 코리아의 ‘클래라정’, 현대약품의 ‘디비나정’ 등이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최근 실렸다.

한아름 기자 har@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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