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의 또 다른 주범… 베개를 조심하라

 

열·오한·어지러움 등 독감 증상과 유사하지만 혈액 검사에서도 특별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베개’를 의심해보자. 베개가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일 수 있다.

베개에는 수억 개의 곰팡이와 집먼지 진드기가 살 수 있다. 특히 곰팡이는 포자같이 아주 미세한 입자를 뿜어내는데, 이 입자들은 매우 가벼워 쉽게 공기 중에 떠돌아다닌다. 침대·책상·식탁 등 다양한 곳에 곰팡이 포자가 존재하지만, 가장 조심해야 되는 것은 바로 베개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베개는 매일 이용하지만, 청결하게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코·입 등 호흡기에 가장 가까이 놓여 있으므로 신체에 유입되기 비교적 쉽다. 다시 말해 베개를 깨끗이 관리해야만 호흡기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생물학과 롭 던 교수는 영국의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베개는 수억 개의 피부 각질과 비듬이 묻어 있어 집먼지 진드기나 곰팡이 등이 번식하기 최적의 공간”이라며 “수면 시 베개 속 유해물질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호흡기가 튼튼하고 면역력이 강한 건강한 사람과는 무관한 이야기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곰팡이가 체내로 들어오면 면역세포가 반응해 곰팡이를 공격한다. 그러나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기관지확장증 등 호흡기질환 환자, 과거 기관지 수술을 받았던 환자, 기관지가 예민한 사람은 곰팡이에 취약하므로 주의해야 된다.

곰팡이는 알레르기 반응과 천명·기침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신체가 곰팡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만성 폐 아스페르길루스종‘이라는 불치병이 생길 수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만성 폐 아스페르길루스종에 대해 “대표적 증상으로 발열·기침·호흡곤란 등 감기 증상과 유사하지만, 심하면 객혈을 동반할 수 있으며 부비동까지 전이될 수 있다” 며 “또한 아스페르길루스균이 폐 속에서 증식되면 곰팡이 덩이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절한 시기에 약물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폐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런 경우, 곰팡이 덩이를 없애거나 전이된 일정 폐 세포를 떼어내는 수술을 해야 한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아스페르길루스종은 완치되기 어려우며, 꾸준히 관리를 해야 증상이 완화된다. 과민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목적의 스테로이드 치료와 항진균제를 복용하면 일정부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베개 등 침구류는 1~2주에 한 번씩은 세탁을 통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햇볕에 말려 살균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아름 기자 har@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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