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는 짓인가… 늙은 남자의 망측한 수유

 

배정원의 Sex in Art(10)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이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곤혹스러움을 느끼게 한다. 그림에서 늙은 남자는 젊은 여자의 젖을 혼신을 다해(?) 빨고 있다. 여자 뒤로 보이는 쇠창살로 보아 이곳은 보통 방이 아니라 감옥임을 알 수 있고, 설상가상 창살 뒤로는 감방을 지키는 병사 둘이 놀란(?) 표정으로 이 둘의 하는 망측스러운 짓을 바라보고 있다.

아름답고 풍만한 가슴을 가진 젊은 여자는 자신의 젖꼭지를 남자에게 물리고 있고, 여자의 하얀 가슴에 달라붙듯 젖을 빠는 남자가 두 손과 발이 묶여 있는 이 그림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그런데 이 그림 속에 숨은 이야기는 음험한 상상에 얼굴을 붉히고 내심 성적 흥분을 느꼈거나, 불쾌감을 느꼈거나 간에 그림을 보는 우리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그림 속 남녀는 연인 사이가 아니라 부녀 사이이다. 늙은 남자는 시몬이라는 로마인으로 역모를 꾸미다 발각되어 잡혀서 아사형을 받게 된다. 한 조각의 빵과 물 한 모금도 허락되지 않아 곧 굶어 죽게 된 그에게 딸인 페로가 면회를 온다. 며칠간 아무것도 못 먹어 굶주린 아버지에게 페로는 자신의 젖을 물린다. 얼마 전 아기를 낳아 페로에겐 젖이 충분했다.

그렇게 페로는 감옥으로 아버지를 자주 면회 와서 자신의 젖을 물려 아버지의 목숨을 연장시킨다. 이 효성스러운 딸의 행위에 감동받은 왕은 시몬을 풀어준다는 것이 그림 속 숨은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로마의 작가 발레리우스 막시무스의 ‘기념할 만한 행위와 격언들’ 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한다. 막시무스는 이 이야기에서 부모에 대한 ‘효’를 말하고자 했지만 남자 화가들은 이 그림속의 선정성에 더욱 꽂힌 게 아닌가 싶게 그림들은 한결 같이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 일설에는 원래는 감옥에 갇혀 굶어 죽게 된 이는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였다고 하고, ‘딸이 아사형을 받은 어머니에게 젖을 물린 이야기’를 남자화가들이 이 이야기를 더욱 선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어머니를 아버지로 바꿨다는 말도 있지만 어쨌든 이 이야기는 17세기 화가들이 그리기 좋아하는 주제가 되었다.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그림속의 대상은 남자고객들의 관음증과 근친상간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키기에는 그만이었을 것임으로…

이 그림은 화가이며 학자이자 외교관으로 이름을 떨쳤던 페테르 폴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의 작품이다. 웬일인지 루벤스는 이 주제를 좋아해서 여러 번이나 같은 주제로 다른 그림을 그렸다. 루벤스는 지금 벨기에의 모체라고 할 수 있는 플랑드르에서 태어나 모국을 중심으로 한 북부 유럽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남부 유럽의 미술전통을 통합하여 빛나는 색채와 생동하는 에너지로 가득 찬 그림들을 그린 17세기 바로크 양식의 대표적 화가이다. 고전미술과 역사, 문학에도 해박했던 루벤스는 어떤 주제도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하게 표현해 내는 재주가 있었다.

특히 루벤스는 신화적인 이야기를 그림으로 풀어내길 좋아했고, 기독교적인 성화를 그려내는 데도 천부적인 자질을 보였다. 루벤스 회화의 모든 특질을 담고 있다고 평가되는 파리의 뤽상부르궁전의 21면으로 이루어진 연작 대벽화 《마리 드 메디시스의 생애》는 바로크회화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플란더스의 개』에서 화가를 지망했던 소년 네로가 죽기 전 한번만이라도 보고 싶어 했던, 결국 그 그림의 밑에서 죽어갔던 그림이 바로 루벤스의 『십자가를 세움』 이다.

아사형에 처해져 곧 굶어죽을 처지의 아버지가 딸의 젖을 먹고 회생한 것처럼 사람의 젖이 가지고 있는 미덕은 정말로 많다. 수유는 포유류에서 자식을 키우는 가장 큰 전략이다. 특히 여자의 수유는 엄마 곁에 아기를 붙여 놓았기 때문에 인간이 서식지에 매여 있지 않아도 되었고(자유스럽게 거처를 이동해도 되었고), 젖이 충분한 영양분을 제공했기 때문에 인간의 아기는 더 작은 뇌를 가지고 미숙한 상태로 태어날 수 있었다. 또 모유수유는 아기에게 몸짓 언어, 의사소통, 사회화를 시키는 중요한 교육의 장을 제공했다. 또 모유를 빨면서 아기의 입은 말할 수 있는 구조가 되었고, 입술도 발달했다고 한다.

인간의 모유에는 병원균을 무찌르는 성분이 수백 가지나 들어 있고, 늘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는데다 지방, 단백질, 당분이 균형 있게 들어 있고, 맛도 좋다. 젖은 무균상태가 아니라 요거트에 더 가까운 상태로 살아 있는 박테리아가 100~600여종까지 우글거린다. 또 젖 속의 올리고당은 아기 장속의 유해균을 부착시켜 장 밖으로 내쫒는 기능도 하며 아기에게 중요한 미생물들을 전달한다. 또 모유의 중요성분인 당단백질인 락토페린은 항염, 항산화, 항간염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초유에는 줄기세포가 들어 있어서 신생아는 5일 동안 엄마로부터 500만개의 줄기세포를 받는다고 한다.

당연히 아기들에게 모유를 수유하는 것은 아기를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하게 하는데 더할 수 없는 미덕이 있다. 그래서 남아도는 젖을 기증받아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미숙아들에게 공급하고, 큰 아이들이나 어른들도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거나, 화학요법으로 인한 점막상처를 가라앉히게 위해 젖을 이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암환자나 중병에 걸린 어른들에게 모유가 좋은 기능을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데 모유가 가지고 있는 좋은 성분들 때문에 모유를 원하는 것이 아기들만이 아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르는 법, 근육질 몸매를 얻기 위해, 좀 더 건강한 몸을 갖기 위해, 인간의 젖을 구하려는 어른들이 많아지자, 엄마젖을 구입하는 루트들이 다양하게 생기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프로락타 바이오사이언스라는 회사가 모유를 동결해 판매하고 있으며, ‘Only The Breast’ 라는 인터넷 사이트는 ‘맛있는 엄마젖’으로 분류된 목록에 젖 1온스(28g)를 4달러(약 4000원)에 팔고 있다(미국 내 휘발유 값보다 262배 비싼 가격이라 한다). 중국에서는 동결된 모유가 아니라 신선한 모유를 선호해 직접 유모를 구하기도 한다. 아기를 위한 유모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유모이며, ‘매력적이며 건강한 유모’가 인기라고 한다.

특히 중국의 부유층에서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엄마젖’을 찾기 때문에 모유거래 뿐 아니라 유모를 알선해 주는 회사도 생겨났다. 실제로 신선한 모유를 원하는 남자에게 유모를 보내 직접 그 자리에서 빨아 먹게 하는 일도 있었고 이 일을 계기로 성매매까지 이루어진다고 하니 아연실색할 노릇이다. 이렇듯 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엄마젖’을 원하는 남자들의 수요가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처음엔 순수한 의도로 ‘엄마젖’을 공급하던 곳에서 실수요자가 아기가 아니라 어른남자였다는 것을 알고 공급을 끊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하는 것은 엄마젖은 아기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적절한 음식이며, 또 간염이나 에이즈, 매독같은 질병은 젖을 통해 전염되는데다, 젖의 주인이 항생제를 많이 먹거나 건강상태가 안 좋은 경우, 젖의 보관 상태나 유통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자신의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페로는 아버지를 굶어 죽도록 할 수 없었기에 효심으로 아버지에게 자신의 젖을 먹도록 했다. 시몬도 백번이고 거절하고 싶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살기위해 딸이 주는 젖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젖은 아기를 위한 음식이다. 단지 영양보충의 이유로만 엄마젖을 탐하기에는 우리는 먹을 것이 너무 풍요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을….!

 

 

 

글 : 배정원

(성전문가, 애정생활 코치,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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