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건강의 적? “되레 더 오래 산다”

 

미국 대학·기업들 ‘비만 패널티’

“뚱뚱한 게 큰 죄인가?” 지난 200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일부 대학이 과체중인 학생들은 체력단련 학점을 이수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펜실베이니아 주에 있는 링컨대학 관계자는 비만이 심한 학생들은 체력단련 학점을 이수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학생들은 1주일에 3시간씩 체력 단련 수업을 들어야 졸업할 수 있었다.

이러한 대학방침이 알려지자 일부 법률학자와 학생들은 사생활 침해라며 반발했지만 대학 당국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기업들이 뚱뚱한 직원들에게 살을 빼라는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직원들의 건강관리 비용은 치솟는 반면 회사 의 건강 개선 프로그램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허리둘레가 두껍거나 고혈압인 직원들에게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타이어 제조업체 미쉐린 북미 지사의 경우 허리둘레가 남성은 40인치, 여성은 35인치 미만이거나 혈압, 콜레스테롤 등 최소 3개 이상의 수치가 기준치인 직원들에게 연간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을 1000달러(약 114만원)까지 추가로 공제해주기로 했다.

의약품 판매업체인 CVS 케어마크도 지난달 직원들에게 개인별 건강 보고서를 5월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벌금 600달러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같은 조치가 사실상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뚱뚱한 직원들에 대한 차별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비만은 건강의 적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뚱뚱한 사람이 오히려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건강통계센터의 캐서린 플레갈 박사가 미국, 캐나다, 유럽 국가들, 호주, 중국, 일본, 브라질, 이스라엘, 인도, 멕시코 등의 288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 중 사망한 27만 명의 건강 기록을 분석한 결과 과체중인 사람들은 체중이 정상인 사람들보다 사망률이 평균적으로 6%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BMI가 30~35의 과체중인 사람들은 사망률이 체중이 정상인 이들에 비해 5% 더 낮았다. 플레갈 박사는 “과체중인 이들은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고 늘어난 체지방만큼 신진대사 기능이 적응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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