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운전자, 사고 때 남성보다 더 많이 죽는다

각종 안전장치, 남자들 몸에 맞게 설계된 때문

똑같은 교통사고가 나도 여성 운전자들이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을 확률이 남자에

비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차량의 안전장치들이 근본적으로 남성의

몸에 맞게 설계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소비자 단체인 자동차안전센터(Center for Auto Safety)는 최근 자동차의

안전장치가 운전자의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1998~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통계를 분석하는 방식을 이뤄졌다.

연구 대상이 된 교통사고 차량들은 모두 출시된 지 평균 6년 정도가 된 것들이었다.

그 결과 똑같이 안전벨트를 매고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여성이 부상을 입을 확률은

남자에 비해 47%나 높게 나타났다. 부상 가운데에는 생명에 위협을 줄 만큼 치명적인

것들도 있어 여성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의견이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안전벨트와 에어백 등 기본적인 안전장치가 주로

남성의 신체나 운전 습관에 맞춰 제작됐기 때문이다. 여성은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키가 작고 가볍다. 또 앉는 자세도 다르다. 따라서 남성 위주로 제작된 자동차를

운전하다 사고가 나면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확률이 높아진다.

안전장치가 이처럼 남녀 차별적인 시스템으로 제작되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남자들이

내는 교통사고 숫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남성 운전자가 내는

교통사고 횟수는 여성에 비해 3배나 높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성 운전자 숫자가 늘고

있고 여성 교통사고도 증가하는 추세여서 이 같은 남성 위주의 설계가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다만 연구팀은 “연구 대상이 된 차량들이 최신 차종이 아니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1998년 사고가 난 연구 대상 차량은 1992년 제작된 차들이었다.

2012년형 신차들이 곧 출시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연구 대상 차량 중에는 최고 20년

전 제작된 차들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공중위생 저널(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 실렸으며

미국 ABC방송 온라인판이 20일 보도했다.

이완배 기자 blackhar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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