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어려운 글자체, 더 잘 기억 된다

읽기 힘든 정보, 뇌에 각인되는 시간 길어

또박또박한 글씨로 깔끔하게 정리한 노트가 암기하는데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읽기 어려운 글자체가 오히려 외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코너 다이먼드-요만 교수팀은 28명의 실험대상에게 이름이

낯설고 이상한 외계종(alien species) 3가지에 대한 정보를 주고 외우게 했다. 외계종의

이름은 7가지의 신체적 특징을 따서 지은 ‘노글레티(norgletti)’, ‘판제리쉬(pangerish)’와

같은 낯설고 이상한 것들이었다. 실험 대상들은 외계종의 이름과 정보힌 목록을 받아서

90초 동안 암기했다. 실험대상의 절반은 읽기 쉬운 글씨체로 쓰여진 목록을, 나머지는

어려운 글씨체로 적힌 목록을 갖고 외웠다.

연구진은 외우는 시간 90초가 지난 후 15분 동안 이들의 주의를 분산시킨 후 외운

내용을 테스트했다. 읽기 힘든 글씨체로 쓴 정보를 외운 사람들은 전체 정보의 86.5%를,

읽기 쉬운 글씨체를 본 사람들은 정보의 72.8%를 기억하고 있었다. 읽기 힘든 글씨체로

쓴 정보가 약 14%포인트 더 암기된 셈.

이는 실생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미국 222개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흘에서 한 달에 걸쳐 일부 수업은 읽기 힘든 글씨체로 된 수업 교재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보통 글씨체로 된 교재를 썼다.

그 결과 어려운 글씨체로 진행한 수업에서 학생들은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심지어

학생들은 글씨체가 바뀐 것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읽기 힘든 정보는 뇌에서 처리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만큼 뇌에 각인되는 시간이 길어져 기억에 남는다”며 “매끄럽지 못한 글씨체는

학생 성적을 올리는 데 사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인지(Cognition)’ 1월호에 실렸고 미국 과학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

과학논문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최근 보도했다.

    유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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