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과 사랑 나누다 ‘벼락두통’?

지나치지 말고 정밀검사 하라

대학생 김 모(26)씨는 여자 친구와 사랑을 나누다 갑자기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빠개질 듯한 두통을 느꼈다. 바로 병원으로 직행했다. 그의 진단명은 성행위에서

유발된 ‘일차성 벼락두통’이었다. 다행히 지주막하출혈, 고혈압, 뇌종양 등 뇌에

특별한 병변이 없는데 일어난 두통이었다.

벼락두통은 과거 느껴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으로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뉜다. 일차성은 뇌에 아무런 이상이 없이 다른 이유 때문에

일어나는 것인 반면 이차성 벼락두통은 심각하다. 뇌종양, 지주막하출혈, 고혈압

등 환자의 뇌에 두통을 일으킬만한 병변이 있어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

일차성 벼락두통은 다양하게 찾아온다. 가만히 있는데 견디기 힘든 두통이 올

수 있다. 기침을 하거나 달리기 등 배에 힘을 주는 운동을 하다 나타날 수도 있다.

김씨의 경우는 남녀간 성관계 도중 갑자기 찾아온 케이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이광수 교수는 “일차성 벼락두통은 뇌동맥 파열과

유사한 두통증상으로 기침두통, 운동두통 그리고 성행위와 연관된 원발성 두통으로

구분된다”고 말했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신경과 신준현 교수는 “보통 한두 번 정도는 아프고 나야

병원을 찾는 데 벼락두통은 지주막하출혈 같은 치명적 병에서 올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고 당부했다.

운동이나 성행위에서 오는 일차성 벼락두통은 같은 행동을 하면 또 아플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길만큼 아프다. 이 때문에 운동을 꺼리거나 성행위에 수동적으로 되는

사람도 있다. 심한 사람은 심리적 치료까지 병행한다.

신 교수는 “벼락두통은 한번 오고 마는 사람도 있지만 다발성도 있다”면서 “뇌와

관련된 다른 원인이 없다면 예방약과 진통제를 함께 먹고 2주 정도 치료하면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벼락두통은 시중에 파는 두통약을 먹어도 웬만해선 개선되지 않는다.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이규용 교수는 “벼락두통은 편두통 같은 예방수칙도 없다”며 “특히 쉰

살 이상에게 벼락두통이 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응급실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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