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에이즈 적은 이유 규명됐다”

포경수술 덕…혐기성 미생물 살 공간 줄어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이 에이즈

걸릴 위험이 줄어드는 이유가 밝혀졌다. 포경수술을 받으면 음경에서 미생물이 살아가는

환경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 지금까지 한국인이 ‘밤문화’에 비해 에이즈 환자가

적은 이유가 미스터리였는데, 95%를 웃도는 포경수술 비율이 해답이 될 수 있음을

뚱겨주는 연구결과다.

미국 비영리연구단체인 응용유전체학연구소(TGen)의 랜스 프라이스 박사팀은 음경

포피에 있는 미생물 약 40종을 분석했더니 포경수술로 산소에 더 많이 노출되면 공기와

적대관계인 ‘혐기성 미새물’은 줄어들고 산소가 필요한 ‘호기성 미생물’은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HIV

대표적인 혐기성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포경수술을 받으면 HIV가 살아갈 환경이 박탈되는

것이다. 즉 포경수술을 받으면 포피 점막조직이 제거돼 음경에 있는 생존환경에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이 받지 않은 남성에 비해 에이즈에 걸릴 위험이

적다는 비교 결과만 나왔었다. 즉 포경수술이 HIV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포경수술을 받은 사람이 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HIV에 덜 걸린다는

‘상관연구’가 대부분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존스홉킨스대 로날드 그레이 박사가 우간다 남성 3000여 명을

대상으로 2년간 조사한 연구결과다. 그레이 박사는 포경수술을 받은 남성이 받지

않은 남성에 비해 HIV 감염률이 35% 낮다는 것을 밝혀내 지난해 3월 세계적인 과학잡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발표한 적이 있다. 이에 앞서 2000년,

2006년에도 우간다와 케냐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포경수술을 하면 에이즈가

확실히 예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 미국 시카고의 카를로스 에스타다 박사가

미국비뇨기학회에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남성들의 음경 포피 세포와 이들의 배우자

자궁경부세포에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서 둥지를 트는 수용체가 많다”는

논문을 발표했지만, 학계의 절대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번 연구에서 프라이스 박사는 그레이 박사가 수집한 우간다 남성의 음경 포피

조직에 있는 미생물을 연구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그레이 박사는 “포경수술이 혐기성 미생물의 번식을 줄인다는

것을 확실하게 밝혀낸 연구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혐기성 미생물의 염증 반응과

관련 있다”며 “포경수술이 남성의 HIV 감염을 예방함과 동시에 여성 파트너의 세균성

질염도 예방한다”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박사는 “공중보건 측면에서 중요한 연구결과”라며 “남성 생식기에

있는 미생물에 대한 분자수준의 첫 연구”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전세계 남성의 약 70%는 종교적인 이유나 문화적인 관습, 경제적인 부담 등으로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 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PLoS ONE)’에 6일 발표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가 같은 날 소개했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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