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워 낳은 새끼새가 더 튼튼

‘본남편 새끼’보다 더 일찍 부화하고 잘자라

암컷 새가 바람을 피워 낳은 새끼 새가 더 빨리 부화하고 더 크게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 그로닝겐대학교 미쉘 마그래스 박사 팀은 암컷 새가 원래 파트너

이외의 수컷과 교미해 낳은 알의 75%가 더 빨리 부화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암컷 새는 원래 파트너와 교미한 뒤 다른 수컷 새를 찾아 또 한번 교미를 하고

한 배에 아비가 둘인 알을 낳는다. 이번에 마그래스 박사 팀은 이렇게 품어진 한배

알 중에서 낯선 수컷의 정자로 밴 알의 75%가 부화 전반기에 일찍 부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찍 부화된다는 것은 새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일찍 부화한

새끼는 뒤늦게 알에서 깨어난 다른 형제보다 활동력이 더 좋다. 그들은 초기 발달

상태가 좋아 크기에서 유리하고, 둥지에서 지내는 동안 어미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차지하는 경쟁에서도 유리하다.

암컷 새의 이러한 교미 행위에는 그간 여러 해석이 있었지만, 그 중 가장 유력하게

받아들여진 것은 ‘더 좋은 유전자를 받기 위한 행동’이란 해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마그래스 박사 팀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단순히 더 좋은 유전자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파트너 수컷이 불임일 경우를 대비해 낯선 수컷의 정자를 받아 한 배에 아비가

둘인 알들을 낳는다는 해석이다.

새들의 교미 특징은 그간 동물학자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사람의 성행동이

‘짝이 있되 수많은 혼외정사를 맺는다’는 점에서 새와 가장 비슷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사람과 가장 비슷하다는 침팬지, 보노보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 ‘프리 섹스’를 한다는

점에서 사람과 많이 다르다.

마그래스 박사의 연구는 ‘현대 생물학(Current Biology)’ 온라인 판에 4월 30일

발표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30일 보도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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