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좁쌀들 뭐야?" 엉덩이 다쳐 찍었는데...끔찍한 X-레이, 정체는?

환자의 엉덩이 골절 확인하다 찍힌 엑스레이 사진....돼지고기 촌충(taenia solium)의 유충에 의한 낭포

최근 한 남성이 덜 익힌 돼지고기를 먹은 후 몸속에 수백 개의 촌충 알이 퍼진 사실이 엑스레이를 통해 드러나 그 모습이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 갈무리/ 오른쪽=유구낭미충증 / 하단 돼지고기=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한 남성이 덜 익힌 돼지고기를 먹은 후 몸속에 수백 개의 촌충 알이 퍼진 사실이 엑스레이를 통해 드러나 그 모습이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의 응급의학과 의사 샘 갈리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를 통해 해당 남성의 엑스레이를 공유하며, "내가 본 가장 충격적인 엑스레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해당 남성은 낙상으로 엉덩이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고, 엑스레이 검사 중 유구낭미충증(Cysticercosis) 진단을 받았다. 샘 갈리 박사는 “이 상태는 돼지고기 촌충(taenia solium)의 유충이 인체에 침투해 형성된 낭포에 의해 발생한다”며, “주로 날것이나 덜 익힌 돼지고기를 섭취했을 때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남성이 어떻게 감염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유구낭미충증은 촌충 알이 소화관을 통해 인체에 들어온 후 혈류를 타고 몸 전체로 퍼지는 질환이다. 갈리 박사는 “이 유충 낭포는 신체 어디든 이동할 수 있다”며, “이 환자의 경우 엉덩이와 다리 근육 및 연조직에 주로 분포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이 사례에서 낭포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았으며, 환자의 엉덩이 골절을 확인하기 위해 시행한 엑스레이를 통해 우연히 발견된 것이다.

심각한 경우, 촌충 유충이 뇌로 이동하면 신경유구낭미충증(Neurocysticercosis)으로 발전할 수 있다. 두통, 혼란, 발작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며,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신경유구낭미충증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서 뇌전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한다.

2022년 플로리다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평소 '부드러운 베이컨'을 즐겨 먹던 52세 남성이 두통이 점차 심해지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스캔 결과 그의 뇌에서 촌충 유충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이를 신경유구낭미충증으로 진단했으며, 그가 고위험 지역에 여행 간 적이 없고 위생적으로 살고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드문 사례로 평가했다.

올랜도 지역 의료센터의 이먼 번즈 박사는 “미국에서 이와 같은 감염 사례는 매우 드물며, 과거에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례는 덜 익힌 돼지고기 섭취로 인한 자가감염 위험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공중보건 차원에서 식품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돼지고기 내부까지 철저히 익혀야 하고, 조리시 손 깨끗이 씻어야
돼지고기 섭취와 관련된 기생충 감염은 철저한 조리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영국 식품기준청(FSA)은 안전 조리법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반드시 내부까지 충분히 익혀야 하며, 깨끗한 조리용 온도계를 사용해 온도를 확인한다. △고기의 가장 두꺼운 부분을 자를 때 육즙이 투명하게 나와야 한다. △고기 내부에 핑크빛이 남아 있다면 덜 익은 상태이므로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고기를 자를 때 속에서 뜨거운 증기가 나오는지 확인한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덜 익힌 돼지고기 섭취가 기생충 감염의 주요 원인임을 지적하며, 돼지고기 및 관련 가공육은 최소 71℃ 이상으로 조리해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있다. 샘 갈리 박사는 "이 사례는 위생과 조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며,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돼지고기를 완전히 익힌 후 섭취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라고 조언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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