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16년 전 섬유근육통을, 5년 전 결혼식 당일에는 대장암 진단을 받고 2025년 올해가 들어 대장과 질 재건 수술을 받은 사연을 공유했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사우스 글로스터셔 주 쏜버리에 거주하는 클레어 볼튼(47세)은 2009년 섬유근육통(Fibromyalgia) 진단을 받으며 건강 문제와의 긴 싸움을 시작했다. 섬유 근육통은 만성적인 통증 증후군으로, 주로 근육, 인대, 힘줄 등 신체 여러 부위에서 광범위한 통증과 압통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움직임이 제한돼 클레어의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잘 움직이지도 못하게 된 클레어는 체중이 급격히 증가했다.
섬유근육통과 싸우며 살이 엄청 쪘던 그에게 다른 위기가 또 찾아왔다. 2019년 4월, 클레어의 결혼식 날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것이었다. 인생의 행복한 순간에 들이닥친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가장 뚱뚱하고 건강 상태가 최악인 상황에서도 남편 매튜 볼튼(54세)은 변함없이 클레어의 곁을 지켰다.
그는 바로 대장암 치료에 들어갔다. 이 때 대장을 일부 제거하고, 장루를 연결했다. 장루는 대장이나 소장의 일부를 몸 밖으로 연결해 인공적으로 대변을 배출하도록 만든 개구부다. 동시에 클레어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체중 감량도 시작했다.
5년간 50kg 감량했지만, 피부 처지고 장루 때문에 통증 발생
이후 5년간 그는 약 50kg을 감량하며 큰 변화를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급격한 체중 감소로 인해 피부가 처지고 장루 부위를 압박하며 심각한 통증을 유발한 것이다. 처진 피부의 무게 때문에 움직일 때마다 장루와 장루 주머니를 당기면서 통증과 장루에서 배설물이 누출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클레어는 "걸을 때마다 모든 움직임이 고통스러웠고, 밤에도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레어는 복부 성형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2025년 1월 16일, 12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대장을 완전히 제거하고, 항문을 봉합하며, 장루 위치를 새로 조정하고, 복부 피부 성형 등 포괄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여기에는 돼지 피부를 사용해 질을 골반 안의 주변 조직에 고정하는 특별한 수술도 진행됐다. 질 탈출(prolapse)을 미리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클레어는 12시간의 대수술을 받았다. 사망 위험 2%라는 부담도 있었지만, 여러 번의 수술을 받는 것보다 안전한 선택이었다.
그는 “이제 통증 없는 삶을 살고 싶다. 이제 진통제를 먹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고 싶다. 이번 수술로 대장암 위험도 사라졌다. 대장과 직장이 없으니 암이 재발할 걱정도 없다. 더욱이 질 탈출 걱정 없이 나는 남편과 좋은 성생활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골반 근육 약해진 상태에서 질 탈출 위험 높아...돼지 피부조직으로 지지
클레어가 받은 수술 중 질에 돼지 피부 지지대를 설치한 것은 그가 대장과 직장을 제거했기 때문에 골반 근육과 조직의 구조가 약화되어 질 탈출 위험이 매우 높아진 상황에서 이뤄진 수술이었다. 질 탈출은 골반 장기 탈출증(Pelvic Organ Prolapse)의 일종으로, 질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아래로 내려오거나 심할 경우 질 입구를 통해 밖으로 돌출되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대장이나 자궁 제거, 출산, 나이가 들면서 골반 근육이 약화될 때 발생할 수 있다. 질 탈출이 심해지면, 일상생활과 성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 있다.
수술에 사용된 돼지 피부 조직(콜라겐)은 의료용으로 정제된 생체 적합 물질이다. 사람 몸에서 이물 반응이 적고 잘 흡수되며 강한 지지력을 제공한다. 클레어의 경우, 돼지 피부로 만든 조직을 사용해 질을 골반 내부 지지 구조물(인대, 근육, 결합조직)에 고정해 질 탈출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돼지 콜라겐은 인체의 다른 재료보다 유연하고 생체 적합성이 높아 비교적 안전한 옵션으로 사용되고 있다.